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의 라인업을 늘린다.
4인치 화면의 중저가 '아이폰SE'를 내놓는 데 이어 아이폰7의 경우에도 고가 모델을 별도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팀 쿡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라인업을 늘려 가격대별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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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천은 3일 "애플이 차기 스마트폰 '아이폰7플러스'의 고급 모델에만 후면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아이폰은 총 4개의 라인업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천은 애플이 3월 공개를 앞둔 4인치 '아이폰SE'에 이어 하반기에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듀얼카메라를 적용한 아이폰7프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해 2천만 달러의 거액에 인수한 카메라업체 '링스'의 기술을 활용한 듀얼카메라를 아이폰에 적용할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링스는 여러 개의 카메라모듈을 이용해 사진의 화질을 크게 개선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듀얼카메라 적용 시기를 더 늦추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LG전자가 신제품 'G5'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데 이어 화웨이도 9일 공개하는 스마트폰'P9'에 듀얼카메라를 적용한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출시하는 '갤럭시노트6'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의 듀얼카메라 적용시기가 더 늦어질 경우 애플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경쟁에 밀리게 되는 것이다.
밍치 궈 KGI증권 연구원은 부품사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통해 "아이폰에 탑재될 듀얼카메라 모듈은 경쟁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있다"며 "애플은 카메라 분야에서 선두지위를 지키기 위해 아이폰7부터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의 생산단가 문제와 카메라모듈의 생산량 확보에 어려움을 안고 있어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별도 모델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의 아이폰7프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보다 카메라기술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케팅용 제품에 그칠 것"이라며 "주력제품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쿡은 아이폰 신제품에서 하드웨어 혁신을 보여주면서도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경쟁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이폰 주력모델에 무리하게 듀얼카메라를 탑재해 단가를 높일 경우 제품 가격이 높아져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가격을 유지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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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인수한 '링스'의 듀얼카메라 모듈과 아이폰 적용 예상도. |
팀 쿡의 아이폰 라인업 다변화 전략은 이런 고민 속에서 나온 해결책인 셈이다.
애플은 3월 공개하는 4인치 아이폰SE의 성능을 아이폰6S 수준으로 높이고 500달러 대의 중저가로 출시하며 프리미엄시장의 가격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밍치 궈 연구원은 애플이 4인치 신제품을 기존 제품의 파생모델이 아닌 별도 라인업으로 구축하기 위해 아이폰5SE가 아닌 아이폰SE라는 이름을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브스는 "애플의 이런 라인업 다변화 전략이 신의 한 수가 될 지, 악수가 될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며 "이처럼 무리한 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