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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업황 불안한 시선을 무얼로 넘어설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7-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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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반도체업황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메모리반도체를 향한 어두운 전망에 두 회사를 향한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업황 불안한 시선을 무얼로 넘어설까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컴퓨팅(HPC)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23일 삼성전자 주가는 7만9300원에, SK하이닉스 주가는 11만850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2.1% 떨어졌고 SK하이닉스 주가는 그대로다.

◆ 코로나19 진정 가능성과 시스템반도체 부족에 메모리반도체업황 흔들

두 회사 실적전망이 밝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주가 횡보는 눈여겨볼 지점이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 272조1010억 원, 영업이익 51조7816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43.9% 증가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41조6474억 원, 영업이익 12조714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0.6% 늘고 영업이익은 153.6% 급증하는 것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지금까지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견인해 온 스마트폰과 PC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상반기 시장을 지배했던 메모리반도체 낙관론이 힘을 잃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스마트폰과 PC(특히 노트북)는 코로나19로 비대면환경이 확산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대표적 제품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나면 지금과 같은 수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글로벌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스마트폰과 PC의 생산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해마다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애초에 실적 대부분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한다.

메모리반도체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두 회사가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를 불확실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우려는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생활환경이 재차 변화할 경우 비대면 영향으로 증가했던 전자기기의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것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이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바라봤다.

◆ 스마트폰은 시스템반도체 부족, 노트북은 코로나19 수요 한계

메모리반도체의 최대 수요처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업황 불안한 시선을 무얼로 넘어설까
▲ SK하이닉스가 내놓은 DDR5 규격의 D램, < SK하이닉스 >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필요한 반도체 물량을 반년치가량 사전에 확보해 둔다. 덕분에 1분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대란 속에서도 생산량이 줄지 않았다.

그러나 재고물량을 소진하는 사이 새 재고를 확보하는 데는 난항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경우는 2분기 플래그십 기종의 생산에는 차질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전체적으로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구글은 더욱 심각하다. 픽셀 스마트폰 5G(5세대 이동통신)모델을 글로벌 전역이 아닌 미국과 일본에서만 출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회사들은 시스템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설비투자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신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시점은 가장 빠른 것이 TSMC의 2023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미국 파운드리 투자의 공장 건설지역을 아직 확정하지도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글로벌 스마트폰산업의 80% 이상이 반도체 부족의 충격에 노출돼 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의 고급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스마트폰은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고 보도했다.

메모리반도체의 다른 대형 수요처인 PC시장에서는 노트북에서부터 시장 성장둔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2년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을 2억2190만 대로 예상했다. 올해 출하량 전망치보다 6.2% 감소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노트북시장은 크롬북이 이끌고 있다.

크롬북은 가격대가 저렴해 업무용 및 교육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년 대비 출하량이 2019년 41.9%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는 86.6% 급증했다.

크롬북은 올해도 수요가 46.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14.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트렌드포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점차 통제되고 있다”며 “교육부문의 크롬북 입찰 수요가 줄어들면서 노트북도 올해 4분기부터 출하량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 양대시장인 모바일과 PC가 흔들리면서 증권업계에서도 메모리반도체업황과 관련해 전망을 유보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내년 상반기의 메모리반도체 리스크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메모리반도체회사에 높은 가치를 매기기 어렵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회사 주가가 반등하려면 주요 소비자 기기의 출하량이 회복돼야 하나 이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성능 컴퓨팅용 기술과 제품으로 시장 공략 준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성능 컴퓨팅용 메모리반도체에 공을 들이는 것도 최근 시장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업황 불안한 시선을 무얼로 넘어설까
▲ 삼성전자가 내놓은 SSD ‘PM1731a’.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PC 등 일반 소비자용 전자기기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고성능 컴퓨팅용 메모리반도체는 기업의 서버 구축용 수요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용 수요까지 더해지는 등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난드테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에 쓰이는 D램기술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는 고성능 컴퓨팅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체계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함께 인텔의 새 서버용 중앙처리장치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에서 이 기술의 검증까지 마쳤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앞서 6월 삼성전자는 ZNS(Zoned Namespace) 기술이 적용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PM1731a’를 출시했다.

ZNS는 전체 저장공간을 일정한 용량의 구역(Zone)으로 나누고 용도와 사용 주기가 같은 데이터를 같은 구역에 순차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읽기 및 쓰기 작업을 줄일 수 있으며 제품 수명은 최대 3~4배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D램의 성능을 높이고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D램 모듈용 전력관리반도체(PMIC) 3종을 출시하는 등 시스템반도체사업을 통한 메모리반도체 측면 지원에도 나섰다.

SK하이닉스도 4월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업용 SSD ‘PE8110 E1.S’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128단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SSD로 이전 세대인 96단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SSD보다 읽기 속도는 최대 88%, 쓰기 속도는 최대 83% 빠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DDR5 규격의 10나노미터급 D램을 출시했다.

DDR5 규격은 현재 주로 쓰이는 DDR4 규격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1.8배 빠르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이 데이터센터의 운영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은 고성능 컴퓨팅용 메모리반도체 신제품이나 기술들 가운데 삼성전자의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기술이나 SK하이닉스의 DDR5 D램은 당장 실적 기여를 기대하기는 힘든 미래 기술 및 제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들의 상용화가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시장의 지배자 인텔이 새 서버용 중앙처리장치 사파이어래피드(Sapphire Rapids)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새 플랫폼을 내년 1분기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 메모리반도체기술을 개발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중앙처리장치가 출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인텔이 사파이어래피드를 통해 신기술들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사업에 새 동력이 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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