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가 내놓은 영화 관람료 다양화 정책이 사실상 가격인상이어서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CGV가 가격인상 좌석인 '프라임존'을 할인 좌석인 '이코노미존'보다 훨씬 많이 지정하면서 가격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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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 CJCGV 대표. |
CJCGV는 3일부터 주중 상영시간대를 4단계에서 6단계로 나누고 콘서트나 뮤지컬처럼 좌석위치에 따라 영화관람료를 차별화한다고 발표했다.
CJCGV는 상영관 좌석을 '이코노미존'과 '스탠다드존', '프라임존'으로 구분했다. 스탠다드존을 기준으로 이코노미존은 가격을 1천 원 내리고 프라임존은 1천 원 올리기로 했다.
CJCGV는 가격인상설이 돌자 “프라임존 가격이 1천 원 오르는 대신 이코노미존은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00원 정도만 오를 것”이라며 “시간대와 좌석대별로 선택폭을 넓히자는 취지로 인건비나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프라임존 가격을 올려야 했다”고 말했다.
CJCGV가 상영관을 이코노미존 20%, 스탠다드존 45%, 프라임존 35% 수준으로 나눌 것으로 예상됐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라면 주말 프라임 시간(10~24시) 2D영화의 경우 평균 티켓가격이 최소 1.5% 이상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국내 영화 관람객수의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CJCGV가 특화관 확대와 더불어 가격상승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프라임존이 차지하는 구간이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CJCGV가 오히려 가격인상에 따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좌석별 가격차등화가 적용된 날짜의 영화예매가 가능해지자 이용자들이 각 구간이 나눠진 좌석표를 직접 캡처해 SNS 등에 공유하며 반발하고 있다.
시행 첫날인 3일 기준으로 CGV천호점의 오후 10시45분 영화 ‘귀향’은 전체 좌석 349석 가운데 프라임존이 161석으로 가장 많고 스탠다드존이 132석, 1천 원 할인이 적용되는 이코노미존은 56석에 그친다.
주말 기준으로 CGV대학로에서 낮 시간 상영되는 ‘스포트라이트’는 전체 148석의 좌석 가운데 프라임존이 차지하는 비율이 45.2%에 이른다. 이코노미존의 비율은 18.9%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가운데 구역의 경우 앞 네 줄을 제외하고는 모두 프라임존으로 지정됐다.
특히 전 좌석이 매진되는 프라임 시간대를 제외하면 이코노미존이 마지막까지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CJCGV가 보는 득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가격인상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면서 CGV 관람객 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업계 2위와 3위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아직 구체적인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주요 관객의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여전히 CGV가 월등한 상영관 수로 고객 접근성이 높고 그만큼 스크린수가 많아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도 폭넓다”며 “게다가 계열사간 포인트 통합체제와 4DX등 스페셜관이 많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