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투자은행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GS리테일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가장 적극적으로 요기요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16일 요기요 인수와 관련해 “요기요 인수 관련하여 컨소시엄 참여 등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하며 요기요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당초 요기요 인수후보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유통 대기업이 거론됐으나 실제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유통 대기업 가운데는 GS리테일만 남은 것인데 GS리테일은 퍼미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퀵커머스 강화를 통합법인 GS리테일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허 부회장에게 요기요는 매력적 매물이다.
퀵커머스는 가까운 지역에 물류거점을 마련해 주문 뒤 30분~2시간 내에 상품을 즉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배달의민족이 ‘B마트’로, 요기요가 ‘요마트’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날 새벽배송이나 당일배송을 넘어 30분 만에 배송하는 것으로 커머스업체들의 배송속도 경쟁의 마지막 단계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 등 오프라인사업 위주인 GS리테일도 퀵커머스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월22일 자체 배달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했고 4월에는 배달대행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53%를 인수하는 등 뱅송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일반인 도보 배달원(우리동네 딜리버리 친구)도 약 7만5천 명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늘어나는 GS리테일의 전체 배송을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요기요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기요의 배송역량과 편의점을 활용할 수 있는 GS리테일의 오프라인 경쟁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 화장품 매장 랄라블라 등 1만5천여 개의 오프라인 점포가 각 동네의 골목마다 들어서 있는데 그만큼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는 없다. 즉 동네마다 있는 편의점 매장 등을 배송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배송속도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수많은 거점을 보유한 GS리테일은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다양한 제품군을 보관할 수 있는 인프라 설비가 이미 구축되었고, 추가 물류 비용이 제한적이며, 전국에 약 1만5천 지점이 분포돼 있어 접근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GS리테일은 편의점을 활용해 즉시배송이 아닌 픽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주문한 물품을 편의점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선택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선택적 서비스 제공은 상품 구성이나 가격 등에서 다른 퀵커머스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요소가 많지만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이미 많은 이용자가 있는 배달 플랫폼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요기요 인수에 성공한다면 부족한 배송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GS리테일은 7월1일 GS홈쇼핑과 합병으로 현금도 넉넉해졌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GS리테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71억 원, GS홈쇼핑은 2170억 원에 이른다. 요기요의 가격이 5천억~7천억 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조금 모자란 수준이다.
사모펀드 퍼미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족한 자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규모나 사업 초기 수익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퀵커머스사업을 통한 GS리테일의 기업가치 재평가는 어렵다”며 “그러나 경쟁사와 달리 커머스 산업변화에 적극 나서고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