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운영사 CJCGV와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이 마블 영화로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마블 영화 블랙위도우가 초반 흥행 기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발목을 붙잡힐 가능성도 만만찮다.
9일 영화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블랙위도우가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도 비교적 좋은 초기 성과를 거두면서 CJCGV와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 영화관 운영사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블랙위도우는 마블 히어로인 나타샤 로마노프의 활약을 다룬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7일 개봉한 뒤 이틀 동안 누적 관객 38만 명을 모았다.
블랙위도우가 7일 오후 5시에 개봉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하루 만에 4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 수치는 올해 최대 흥행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가 첫날 관객 40만여 명을 불러모았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가 공휴일인 석가탄신일(5월19일)에 개봉했던 것까지 생각하면 블랙위도우도 만만찮은 흥행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국내에서 마블 영화가 대체로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던 점이 블랙위도우의 초기 흥행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블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했던 외국영화 가운데 역대 흥행 순위 10위 안에 1위 어벤져스:엔드게임(1221만 명)을 포함해 5개 작품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블랙위도우가 성공을 거둔다면 개봉날짜가 밀렸던 다른 마블 영화들도 순차적으로 선보여지면서 영화시장의 회복흐름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올해 개봉을 예고한 마블 영화를 살펴보면 동양인 히어로가 주인공인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마동석씨 등이 나오는 '이터널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신작인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등이 있다.
이를 고려해 CJCGV와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은 블랙위도우와 관련된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관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CGV는 프리미엄 특별관을 포함한 CGV연남점을 블랙위도우의 개봉시점에 맞춰 7일 문을 열었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를 통해 블랙위도우 영화를 보면 음료컵(머그컵)과 포스터를 제공하는 스페셜 상영회를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연다.
메가박스중앙은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과 MX관에서 블랙위도우를 본 관객에서 특별 포스터 등의 기획상품을 증정하기로 했다.
다만 수도권이 코로나19의 재유행 때문에 12일부터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 놓인 점은 블랙위도우의 흥행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 영화관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영화 방영시간을 고려하면 평소보다 상영회차가 하루 기준 1~2회차 줄어들게 된다.
영화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된다면 회복 흐름을 타고 있던 국내 영화시장에도 찬물이 끼얹어지는 상황이 된다”며 “다른 마블 영화들도 블랙위도우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개봉시기 조정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