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현 AJ네트웍스 대표이사가 자회사 구조조정을 일단락하고 핵심사업인 파렛트(팰릿) 렌털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한다.
9일 AJ네트웍스에 따르면 자회사 매각을 통해 확보한 2500억 원 가운데 약 1700억 원은 부채를 청산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800억 원 가량은 기존 렌털사업 및 물류사업을 강화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AJ네트웍스는 2019년부터 자회사 AJ렌터카를 시작으로 AJ바이크, AJ셀카, AJ캐피탈 등을 차례로 매각하면서 체질 개선에 메달려왔다.
박 대표는 올해 6월 AJ파크 매각까지 완료하고 다시 회사의 성장을 위한 방안을 찾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AJ네트웍스 관계자는 "그동안 제2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인적 쇄신작업을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는 렌털사업과 물류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J네트웍스는 AJ그룹의 지주회사이자 렌털사업 전문회사다.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AJ네트웍스 사업부문은 기업을 대상으로 파렛트와 고소작업대, 사무기기 렌털사업 등을 하고 있다.
파렛트는 화물을 쌓을 수 있는 틀이나 대를 뜻하는 용어로 파렛트는 물류업계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장비다. 파렛트 렌털사업은 코로나19에 따른 물류업계 호황에 따라 동반성장하고 있다.
AJ네트웍스 파렛트부문은 2020년 매출 1670억 원, 영업이익 338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4.6%, 영업이익은 37.2% 늘었다.
박 대표는 AI네트웍스의 핵심사업을 파렛트 렌털사업이라고 보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파렛트 렌털사업을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에 그룹의 물류인프라를 결합해 종합물류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도 그리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파렛트부문을 인적분할하는 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AJ네트웍스에서는 인적분할의 배경으로 파렛트부문의 전문성과 책임성 강화를 들고 있는데 투자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신용등급에 문제 있는 AJ네트웍스 산하 사업부로 있는 것보다 독립하는 편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본다.
AJ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2017년 426%를 보인 이후 꾸준히 400%를 상회하고 있으며 2021년 1분기에는 447%까지 올라갔다. 이는 상품을 대량 매입한 뒤 장기간에 걸쳐 수익으로 전환하는 렌털사업 특성을 고려해도 높은 수준이다.
2020년 말 기준 주요 렌털기업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롯데렌탈(차량) 657%, SK네트웍스(차량 및 가전) 291%, 코웨이(가전 생활용품) 103% 등이다. AJ네트웍스 경쟁사인 한국파렛트풀(파렛트)의 부채비율은 165% 수준이다.
AJ네트웍스는 지난해 7월 4.95%대 고금리 채권 500억 원을 발행했으나 모집액을 130억 원밖에 채우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반면 파렛트 렌털사업의 전망은 밝다. 지난해부터 물류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국내 파렛트 렌털업계 2위(점유율 32%)인 AJ네트웍스의 파렛트부문(AJP&L)을 향한 투자증권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AJ네트웍스 파렛트부문의 분할일정은 2021년 상반기 반기실적을 공시한 뒤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5월 이현우 사업부문 각자대표이사가 물러난 뒤 단독대표이사로서 AJ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공인회계사(CPA)와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을 보유한 기업재무 전문가로 PWC삼일회계법인을 거쳐 두산그룹 재무 기획총괄 임원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AJ네트웍스에서 지주부문 경영기획실장을 맡았으며 2021년 3월 AJ네트웍스의 지주부문 각자대표이사에 올랐다.
박 대표는 3월 각자대표이사 선임 당시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재편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며 “핵심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사업 간 시너지와 경쟁 우위를 강화함으로써 AJ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AJ네트웍스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70억 원, 영업이익 230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7% 늘고 영업이익은 46.7%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