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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백화점 방역 허술, 김형종 소 잃어도 외양간 고쳐야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1-07-09 14: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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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확산되면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방역관리에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사장은 더현대서울 등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지점들을 중심으로 강화된 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오늘Who] 현대백화점 방역 허술, 김형종 소 잃어도 외양간 고쳐야
▲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9일 현대백화점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직원들이 사용하는 탈의실, 흡연실 등이 협소해 구조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퍼지기 쉬웠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감염 확산 원인으로 “지하 식품점부터 유행이 시작됐고 종사자들이 공용공간을 같이 썼다”며 “환기가 어려운 환경요인, 무증상으로 감염 때 빨리 알기 어려운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역센터점 식품관 쪽 직원들이 같이 쓰는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가 있었다”며 영업점에서 마스크 착용은 필수적이지만 1층, 11층 흡연실, 직원용 화장실, 휴게실, 탈의실 등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사태로 현대백화점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금전적 타격도 크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2일까지 6일 동안 휴업을 결정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약 2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3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에서도 근무자 가운데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당시 ‘셧다운(매장폐쇄)’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영업을 지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제 소극적 대처로는 충분하지 않게 됐다.

김 사장은 8일 이례적으로 셧다운을 결정하고 “무역센터점 임시휴점기간에 철저한 방역조치 등을 시행해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안전한 쇼핑공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시기에 방역망이 다시 뚫리게 된다면 보복소비 등으로 실적이 반등하던 추세가 바로 꺾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는데 올해 하반기에 이런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 백화점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백화점은 문 닫는 시간이 오후 8~8시30분이었던 만큼 4단계가 되더라도 영업시간에는 변화는 없다. 하지만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 영업에 지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백화점을 찾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위축될 공산이 크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더현대서울 등의 매장에서 백화점업계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정원 제한을 두고 있고 에스컬레이트 띄어타기를 시행하고 있다. 또 밀집 매장의 동시이용 가능 고객 수를 축소하고 VIP라운지는 테이크아웃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화상 카메라, 온도 측정기로 점포에 출입할 때 고객들의 이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으며 곳곳에 손 소독제 등도 규정보다 많이 비치해 놓았다.

김 대표는 무역센터점에서 직원들 사이에 코로나19가 퍼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협소한 장소, 환기시설 등의 문제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 백화점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QR코드 인증은 의무 적용이 아니어서 백화점 입구에 설치되지 않았다. 또 백화점 안에 있는 식당가 등은 여전히 방역에 취약한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근처에 있는 IFC몰 등에서 며칠째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추가적 대책마련이 없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모든 백화점의 출입구에서 다중 인식 발열확인기를 운영하고 엘리베이터 탑승 정원을 축소하는 등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으로 조치할 것이 있으면 방역당국과 협조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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