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이 향후 거취와 처우를 이사회에 위임하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경영정상화에 역량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사장은 26일 현대상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저를 비롯한 현대상선 임원, 팀장 등 간부급 사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
|
|
▲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
이 사장은 “현대상선을 세계적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쉼없이 달려왔지만 회사가 지난 몇년 동안 해운업 불황과 세계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며 “대표이사로서 현 상황에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 용선료 삭감, 채무조정, 자산매각 등 자구안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임직원 각자의 업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구안을 이행해도 경쟁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여러분 각자가 하고 있는 업무가 지금 현대상선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며 이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이 사장은 특히 “현대상선은 우리의 것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기업의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동의 것이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것’이라고 말씀했다”며 “고객과 협력업체, 주주, 투자자, 지역사회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힘들고 답답하겠지만 다시 한번 사즉생의 각오로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2월 초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안을 발표한 뒤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사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에 들어갔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사재 300억 원을 출연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