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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형지그룹 오너경영 강화, 최병오 다시 불같이 일고 싶다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1-07-08 15: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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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이 오너경영을 강화해 패션전략을 다시 진두지휘하고 있다.

8일 형제그룹 안팎에 따르면 최 회장이 최근 형지어패럴과 형제엘리트, 형지에스콰이아 등 3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하기로 한 것으로 놓고 패션사업 회복전략을 직접 챙기려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오늘Who] 형지그룹 오너경영 강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633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병오</a> 다시 불같이 일고 싶다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최 회장은 먼저 형지어패럴의 여성복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유통채널부터 손보고 있다. 비수익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형지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형지어패럴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2021년 들어서만 41개 매장을 정리했다. 부진한 매장을 줄이는 대신 기존 매장의 판매역량을 끌어올리고 성장가능성이 큰 신규상권을 노리기로 했다.

또 고객반응을 확실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정예화하고 출고물량을 전년보다 30% 줄여 수익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교복사업을 하는 형지엘리트는 국내 교복시장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상하이 법인 영업에 힘을 주기로 했다. 형지그룹에 따르면 형지엘리트는 중국 내 프리미엄 교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올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10배가량 증원했다. 이를 통해 2022년 연간 계약물량 3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밖에 유니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올해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상품사업권 따낸 뒤 5월 SSG랜더스와 스타벅스의 한정판 티셔츠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구두 및 액세서리 기업 형지에스콰이어는 그동안 수익성 악화의 한 원인으로 꼽혔던 백화점 매장을 줄이는 대신 아울렛 매장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기존 구두와 액세서리 대신 스니커즈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형지그룹에 따르면 형지에스콰이아는 올해 상반기 스니커즈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으며 상반기 기준 스니커즈 제품군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4%까지 늘어나면서 브랜드의 핵심품목이 됐다.

그동안 최 회장은 패션계열사들을 전문경영인에게 대부분 맡기고 본인은 패션사업을 넘어 유통기업으로 가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해왔다. 

최 회장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여성복 중심이었던 형지그룹의 사업구조를 남성복, 교복, 구두 및 액세서리, 골프웨어 등으로 확대한 뒤 유통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합쇼핑몰인 아트몰링을 론칭했으며 면세점사업에도 진출하기 위한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1500억 원을 들여 패션복합센터를 짓기 시작해 올해 8월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이 패션복합센터에는 형지그룹 계열사 본사들을 비롯해 연구개발센터와 교육시설, 쇼핑몰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패션업계 일각에서는 형지그룹의 이런 투자를 두고 무리를 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형지어패럴(패션그룹형지)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형지어패럴의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하고 송도 신사옥 건설에 따른 재무악화를 조정 이유로 설명했다.

형지어패럴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052억 원, 영업손실 249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26.9% 줄고 영업수지는 적자전환했다.

최 회장은 기존에 형지그룹을 떠받치던 패션사업이 위기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오너경영 강화로 직접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형지어패럴은 형지그룹의 지주사 역할과 함께 크로커다일레이디를 비롯한 다수의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최 회장은 형지어패럴 지분 100%를 보유한 1대주주다.

최 회장은 1953년 부산 출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한 뒤 1982년 동대문시장에서 패션도매업기업 크라운을 설립했다. 한 때 부도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1994년 형지물산으로 재기했고 이후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를 론칭해 성공시켰다. 이후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지금의 형지그룹을 만들어냈다.

패션업계는 최 회장을 두고 강한 도전정신과 현장경영 능력을 갖춘 리더로 평가한다. 형지(熒址·불같이 일어난다)라는 회사이름에서도 최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형지물산은 1994년 설립된 이후 본격적으로 패션사업을 펴기 위해 1998년 이름을 형지어패럴로 변경했다. 최 회장은 형지어패럴의 최전성기였던 2009년 제2의 도약을 위해 이름을 패션그룹형지로 변경했으나 이후 온라인패션몰과 SPA패션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 회장은 올해 6월 전사 결의대회를 열고 지주사 겸 여성복 계열사 패션그룹형지의 이름을 12년 만에 옛 이름 형지어패럴로 되돌렸다.

최 회장은 결의대회 자리에서 “크로커다일레이디가 연 3천억 원 매출을 내고 여성복 매출이 5천억 원을 달성했던 시절의 영광을 되살리자”며 “코로나19로 달라진 환경에 맞춰 모든 것을 바꾸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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