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자산관리 대중화'를 내걸고 있다. MZ세대를 비롯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KB증권은 주식 초보자를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내놓고 구독경제 형태의 증권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금융투자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7일 프로젝트바닐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바닐라'의 iOS(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버전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바닐라 관계자는 "현재 iOS 베타버전 개발을 7월 안으로 마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다만 애플 앱스토어 등록심사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출시는 8월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바닐라는 앞서 KB증권이 줌인터넷과 합작해 세운 테크핀 회사다.
프로젝트바닐라는 iOS 버전을 내놓은 뒤 본격적으로 정식출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6월21일 바닐라 베타버전을 출시했는데 현재는 베타버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 대표는 바닐라를 통해 주식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주식투자자를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닐라 출시 당시 박 대표는 "주식투자자 1천만 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식시장에서 주요 고객이 된 주식 초보의 눈높이에 맞는 간편투자 플랫폼이 필요했다"며 "이런 고객들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마블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합작형태를 통해 별개의 초보자용 플랫폼을 내놓는 것은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가 주식투자에 대거 유입되는 상황과 연결된다.
실제로 바닐라는 미국의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한국판이 되겠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바닐라는 인터페이스 등 애플리케이션(앱) 형식을 간편화하고 테마별 종목소개 콘텐츠 '바닐라픽'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용자가 간편하게 기업과 산업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은 바닐라픽을 통해 관련 산업에 묶인 회사들의 기간별 시세를 살펴보고 각 종목 주식들을 쇼핑하듯 묶어 구매할 수 있다.
산업전망, 기업분석 등 바닐라픽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회의에는 KB증권을 비롯한 현업 금융권 종사자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작성된 '슬기로운 렌털생활'을 살펴보면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하고 떠오르고 있는 렌털 산업전망과 함께 코웨이, LG전자, 쿠쿠홈시스 등 회사를 한 곳에 묶어 소개하고 있다.
이달의 추천 바닐라픽인 '바람이 가져올 미래' 콘텐츠에서는 그린뉴딜, 풍력발전산업의 구조 등과 관련한 설명을 알기 쉽게 풀어놨다.
이용자가 작성한 구글플레이 리뷰를 살펴보면 '쉽게 잘 표현했다', '주린이(초보 주식투자자를 일컫는 신조어)들이 보기 편하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등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다만 아직까지 베타버전인 만큼 일부 미흡한 상황을 지적하는 고객도 일부 보인다.
프로젝트바닐라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iOS 베타버전에서 안정성을 비롯한 서비스 개선을 모두 마친 뒤 정식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며 "올해 안으로 내놓을 것은 확실시 되지만 정확한 시기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바닐라는 정식버전 출시 뒤 본격적으로 고객확대를 위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바닐라는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손보고 정보이용성을 높여 초보이용자의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서 박 대표가 보여온 자산관리 대중화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박 대표는 2020년 2월 업계 최초로 구독경제서비스 '프라임클럽'을 내놓으며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제공되던 프라잇뱅킹(PB) 서비스를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구독경제는 일정비용을 내고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의미한다.
KB증권은 프라임클럽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증시정보를 제공하며 그동안 정보 습득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많은 투자자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프라임클럽 가입자 수는 6일 기준으로 13만6천 명이다.
이 밖에 박 대표는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인공지능 간편투자 증권사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20년 10월 당시 엔씨소프트와 협약식에서 "합작법인 구성을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자산관리서비스는 어려웠던 금융투자의 문턱을 낮춰 프라이빗뱅킹 서비스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