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조 원 규모의 중국 게임시장이 조만간 열릴 것이란 기대감과 동시에 낙관적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판호란 중국에서 게임이나 서적 등 출판물에 사업 허가를 내주는 일종의 고유 번호다. 중국산 게임은 내자판호, 외국산 게임은 외자판호로 분류해 발급한다.
중국 당국은 2017년 2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을 마지막으로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공식적으로 이유를 밝힌 적은 없지만 게임업계에서는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구축에 따른 보복으로 해석했다.
중국 당국은 판호 발급 중단 약 3년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에 판호를 발급했다. 이후 핸드메이드게임즈의 ‘룸즈:불가능한 퍼즐’이 올해 2월 판호를 받았다. 이번에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를 받으면서 사드 사태 이후 판호를 획득한 국산 게임은 총 3개로 늘어났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게임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47조5300억 원으로 한국시장 15조 원의 3배가 넘는다.
현재 중국의 판호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게임은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이 있다.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간판 게임 ‘리니지M’의 서비스 4주년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7월7일 신규 콘텐츠가 추가되는데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스텝 포워드(Step 4ward)’ 명칭의 이번 업데이트는 ‘새롭게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4주년 업데이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새 클래스를 선보인다. 사이드(낫)를 무기로 사용하는 ‘사신’이다. 여기에 리니지 시리즈 20년 만에 공개하는 새 영지 ‘엘모어’도 추가한다.
이런 새 클래스와 영지의 출현에 이용자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업데이트를 통해 명실상부 국내 모바일게임 최고 흥행작이라는 명성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M은 동생 격인 리니지2M과 구글플레이 매출 선두를 엎치락뒤치락하며 철옹성 같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 넷마블
넷마블의 새 게임 ‘제2의나라:크로스월드’가 비교적 안정적 흥행을 유지하면서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의 상장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네오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청구절차에 들어갔다.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네오는 ‘다함께차차차’, ‘리니지2 레볼루션’,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등을 개발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로 넷마블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넷마블은 넷마블네오의 지분 83.65%를 들고 있다.
이와 함께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넷마블의 다른 자회사 넷마블앤파크,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등도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마블은 하반기에 또 다른 기대작인 ‘마블 퓨쳐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BTS드림(가제)’ 등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를 통해 실적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미국의 마블과 협업해 만든 기대작으로 개발 인력만 200명이 투입된 대작이다.
◆ 넥슨
넥슨 일본 본사가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두 달여 만에 원금의 40%가량을 잃었다.
넥슨은 올해 2분기 가상화폐 거래 자산평가손해액 44억9900만 엔(458억 원)을 영업외비용으로 계상하기로 했다.
앞서 넥슨은 올해 4월 말 1억 달러(1133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매수 개수는 1717개,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6597만 원)였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다"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비트코인 시세는 급락해 6월 말 기준 해외거래소에서 3만6천 달러, 국내 거래소에선 4천만 원 안팎까지 내려왔다.
넥슨의 비트코인 투자손실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액은 넥슨이 보유한 전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이다.
넥슨은 그동안 줄곧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여왔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2016년 국내 최초 가상화폐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했고, 2018년에는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도 사들였다.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지난해 금융거래 플랫폼 업체 '아퀴스'(ARQUES)를 설립했다. 아퀴스는 가상화폐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 자산을 투자·관리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정식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실적 증가르 이끌 기대작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통해 퍼블리셔(배급자)로서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업계 일각에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셔로서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만큼의 규모와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서비스 첫날인 6월29일 구글(인기)과 애플(매출) 양대 마켓의 게임부문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 출발을 알렸다.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출시 전 사전예약에 400만 명 이상이 몰린 기대작이다. '블레이드' 시리즈로 유명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김재영 대표와 '삼국블레이드'의 이한순 PD, '마비노기 영웅전'의 김범 AD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주식 희망공모가를 조정하면서 상장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크래프톤은 1일 수정한 상장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내면서 희망 공모가격 범위를 40만~49만8천 원으로 조정했다. 기존에는 45만8천~55만7천 원이었다.
수정된 희망 공모가격 범위를 적용하면 크래프톤 시가총액은 상장 직후 19조5590억~24조3510억 원으로 예상된다. 수정 전에는 23조392억~28조139억 원이었다.
크래프톤은 투자기관 대상의 수요예측을 7월14일부터 27일까지 2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청약 공고날짜는 8월2일, 청약기일은 8월2~3일로 결정됐다.
크래프톤은 상장을 통해 전체 공모자금을 최대 4조3천억 원까지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공모 주식 수는 865만4230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