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결제시장 공략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상거래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분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다.
6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8월 기업공개로 모집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전자상거래기업 파트너십 강화와 지분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류 대표가 카카오페이 결제사업 확대를 위해 전자상거래 제휴사 확보에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모집하는 공모금액은 약 1조 원이다.
공모금액은 운영자금으로 3800억 원, 타법인증권취득자금으로 6800억 원이 사용된다.
타법인증권 취득을 위한 공모자금 집행계획에서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가칭) 등 카카오페이 자회사에 들어가는 자금을 제외하면 2300억 원이 전자상거래 파트너십 구축에 배정됐다.
류 대표는 기업공개를 통해 모집한 자금의 5분의1 이상을 지분투자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파트너십 구축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류 대표가 전자상거래 결제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페이 사업은 결제와 금융으로 구분되는데 결제사업은 송금 및 온라인과 오프라인결제를 포함한다.
2020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는 결제사업을 통해 총매출액의 약 72%를 거뒀다.
카카오페이는 송금분야에서 토스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제시장에서는 아직 지위가 확고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난해 결제건수는 8억9800만 건, 결제금액은 30조60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자금융업자 가운데 결제금액 기준 1위다. 2위 쿠팡페이는 약 25조 원, 3위 카카오페이는 약 11조 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가 결제시장에서 3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결제금액에서는 2~3배가량 뒤처진 것이다.
이는 모기업의 전자상거래시장 점유율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베스트증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시장은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가 3분하고 있다.
2020년 전자상거래액은 네이버 26조8천억 원, 쿠팡 21조 원, 이베이코리아 20조 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가 각각 시장점유율 16.6%, 13.0%, 12.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커머스는 2020년 거래액 5조6천억 원을 보여 시장 점유율 3.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류 대표가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 파트너십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카카오페이는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장보기, 리빙 등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들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지분투자까지 진행하게 되면 기존 파트너십보다 강화된 제휴를 통해 결제비중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아직 구체적 기업을 선정한 단계는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장기적 차원에서 증권신고서에 지분투자 계획을 게시한 것으로 이와 관련해 특정 기업을 정해둔 곳은 없다"며 "당장은 전자상거래기업과 파트너십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