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이 3세경영체제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계열분리를 추진할지 주목된다.
대상그룹은 당초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 가운데 동생인 임상민 대상 전무가 언니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겸 대상 부회장을 제치고 그룹의 경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세령 부회장이 올해 3월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후계구도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겸 대상 부회장. |
임세령 대상 부회장과 임상민 대상 전무는 당분간 공동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식품사업과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6일 식품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대상그룹이 최근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를 통해 의료소재사업을 위한 법인을 새로 세운 것을 두고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대상그룹의 사업은 크게 식품사업과 소재사업 등 2가지로 나뉘는데 두 자매에게 사업을 나눠 맡기기 위해 소재사업 규모를 더욱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상그룹은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식품사업에서 매출의 70%정도를, 소재사업에서 매출의 30%정도를 각각 거두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2일 대상셀진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식품사업과 소재사업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진다면 동생인 임상민 전무가 소재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언니인 임세령 부회장이 대체로 식품사업부문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온 것과 달리 임상민 전무는 소재사업 등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임세령 부회장은 상무시절부터 식품부문 브랜드 마케팅과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대상그룹이 2016년 식품과 소재로 사업체제를 개편한 뒤에도 식품부문(비즈니스유닛) 마케팅담당 중역으로 일했다. 이때 임상민 전무는 식품 및 소재부문(비즈니스유닛) 전략담당 중역으로 근무했다.
임 전무는 소재사업부문 인수작업을 주도했던 적도 있다.
대상그룹은 과거 IMF 외환위기 때 매각했던 라이신사업부문을 2015년 백광산업으로부터 1200억 원에 다시 사들였는데 이때 임 전무가 인수작업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임세령 임상민 두 자매가 사이가 워낙 좋아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자매는 각자 결혼한 뒤에도 집안의 크고 작은 행사를 서로 챙겨주면서 돈독한 관계를 지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언니 임세령 부회장이 임상민 전무의 프로포즈를 도와주기 위해 꽃장식을 직접 만들어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후계구도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의견에 힘을 보탠다.
언니인 임세령 대상 부회장이 먼저 전무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지분율에서는 여전히 동생인 임상민 전무가 앞선다.
대상그룹은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를 중심으로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 3월 말을 기준으로 임상민 전무가 대상홀딩스 지분 36.7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임세령 부회장은 지분 20.41%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