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투자자에게만 허용되는 차액결제거래시장이 커지고 있어 증권사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차액결제거래시장에 제일 처음 진출해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삼성증권은 올해 4월에 시장에 진입하며 교보증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교보증권 로고(위)와 삼성증권 로고(아래).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액결제거래(CFD)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액결제거래는 실제로는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차후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전문투자자들에게만 거래가 허용돼있다.
전문투자자들은 일정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주식을 대리로 사고팔아 생기는 차액을 현금으로 챙길 수 있다.
교보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2015년 차액결제거래서비스를 내놓은 뒤 업계 선두를 지켜오고 있다.
2월 말 기준으로 교보증권의 차액결제거래 발행잔액은 1조5067억 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았다. 전체 잔액 4조379억 원 가운데 교보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37.3%에 이른다.
교보증권은 선두로서 자신감을 보이며 대외적 마케팅 등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별도로 계획하고 있는 이벤트는 아직 없다"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올해 4월에 시장에 진입하면서 '슈퍼개미'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펼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7월 말까지 신규개설한 차액결제거래 계좌에서 온라인거래를 하면 최대 50만 원까지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투자 과정에 외국계 증권사를 끼고 있지 않아 자체 헤지(위험회피 또는 분산)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권리를 더 많이 반영해주고 있다.
차액결제거래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내주식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의 차액결제거래서비스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차액결제거래는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부채를 끌어다가 자산매입에 나서는 투자젼략) 투자가 가능해 적은 돈으로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면 삼성증권은 레버리지를 4배까지만 허용하면서 안정성을 높였다. 대신 공격적 투자성향을 지닌 투자자들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전문투자자의 주문을 받아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실제 주문을 넣는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손실을 투자자가 안고 있어 증권사들이 손해를 보지 않아 최근 시장에 진입하는 증권사가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시장이 커진 것도 증권사들의 진입에 영향을 미쳤다. 차액결제거래시장은 전문투자자 자격요건이 완화되고 코로나19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2020년 거래대금이 전년도에 비해 267.8% 뛰면서 규모가 커졌다.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은 올해 안에 차액결제거래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전산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차액결제거래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메리츠증권이 차액결제거래시장에 진출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초부터 리테일지원팀을 중심으로 관련 파생상품팀과 협업하는 등 준비를 마치고 7월 중에 차액결제거래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증권사 차액결제거래시장 진출은 늘어나는 반면 성장세는 다소 주춤해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6월25일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8곳의 차액결제거래 계좌잔액은 4월 말에 비해 4.7%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