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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노조 파업에 성수기 공급차질 빚나, 배하준 설득 쉽지 않아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1-07-01 15: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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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이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조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오비맥주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인상 규모 등을 놓고 회사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전면파업에 들어갔는데 최근 사무직 직원들의 직무를 영업직으로 일방적으로 전환한 일을 두고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오비맥주 노조 파업에 성수기 공급차질 빚나, 배하준 설득 쉽지 않아
▲ 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이사.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오비맥주지회(오비맥주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1일부터 광주와 이천 등 2곳의 공장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청주 공장만 전면파업을 벌였는데 파업 단위가 3곳의 공장으로 확대된 것이다.

오비맥주는 당초 노조 파업에 대비해 광주와 이천 공장에 생산물량을 나눠 배정했던 만큼 2곳 공장이 파업에 들어간 데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3곳 공장은 우선은 2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노조의 파업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배 대표는 노조를 설득할 마땅한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이 뒷걸음질하면서 구조조정까지 진행하고 있는 만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오비맥주는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529억 원, 영업이익 2944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28% 줄었다. 

하지만 노조로서는 모회사인 AB인베브에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는 크게 줄이지 않으면서 노조에만 희생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오비맥주는 2020년에 AB인베브에 배당금으로 4천억 원을 지급했다. 2019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는데 배당금 규모는 8.8% 줄어드는 데 그쳤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호봉승급분을 포함하지 않고 7.5%를 인상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0.4%를 인상하자고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노조는 또 회사가 최근 사무직 직원들의 직무를 영업직으로 전환한 일을 두고서도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최근 여직원들의 직무를 일방적으로 전환했다”며 “사실상 구조조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노조의 파업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속을 태우게 됐다. 

7월과 8월은 주류기업에게 성수기인 데다 조만간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이 시행되면서 주류시장 분위기도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노조의 파업이 길어지면 생산뿐만 아니라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 이런 수혜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

더욱이 오비맥주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배우 이병헌씨를 앞세워 신제품 ‘한맥’의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2월 ‘한맥’을 출시했다. 

도매상과 유흥업소들의 걱정이 커지는 점도 배 대표로서는 부담이다. 
 
도매상과 유흥업소들은 재고가 있어 당장은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2017년에 노조 파업으로 제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잊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임금협상을 원만히 타결하기 위해 노조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갈 것이다”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회사와 직원, 소비자와 파트너사들 모두가 파업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대화와 설득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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