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상장 공동주관사를 맡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칠까?
대신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던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가 무산된 만큼 카카오페이 기업공개를 완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대신증권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기업공개 트랙레코드를 쌓게 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는 6월29일 카카오페이 주권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적격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 절차와 관련해 앞으로 증권신고서 제출, IR·수요예측, 청약 및 납입, 상장신청 및 매매개시만이 남아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8월 안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의 상장예비심사 통과로 카카오페이 기업공개가 가시화되면서 대신증권은 1999년 한국가스공사 기업공개를 주관한 뒤 처음으로 조 단위 기업공개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이 상장주관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대형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면서 트랙레코드를 쌓을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견 및 중소형 기업 위주의 상장주관 전략을 펼쳐왔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2020년 국내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점유율 2%를 차지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9위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와 관련해 현재 주관사단만으로 공모일정을 진행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인수단을 추가로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인수단을 구성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지금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카카오페이의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공동주관사는 대표주관사가 차지하고 난 뒤 남은 공모물량을 확보하는데 인수단이 합류하면 더 적은 물량을 가져가게 된다. 카카오페이가 인수단을 추가로 선정하지 않게 되면 대신증권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보다 앞서 진행되고 있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 과정을 살펴보면 대표주관사 2곳과 공동주관사 1곳에 더해 인수단 3곳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공동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과 비슷한 규모의 공모물량(인수수량의 20%)을 차지했다.
카카오페이 외에도 대신증권이 기대를 걸고 있는 대어급 기업공개는 또 있다. 대신증권이 마찬가지로 공동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6월8일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예비심사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한화종합화학,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기업공개의 공동주관사로 선정되며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절차가 제일 먼저 진행되면서 조 단위 기업공개 트랙레코드를 향한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최근 한화종합화학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돌연 기업공개를 중단했다. 한화솔루션이 삼성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상장을 철회한 것이다.
대신증권은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 주관을 통해 트랙레코드를 쌓는 것은 물론 인수수수료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 있다. 기업공개 주관보수는 청약절차가 마무리된 뒤 성공보수 개념으로 제공된다.
대신증권이 비록 한화종합화학은 놓쳤지만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조 단위 대어급 기업공개 주관을 따낸 데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오 대표는 2020년 3월 취임한 뒤 투자은행 관련조직을 확대개편했다. 본부를 기존 3개에서 4개로 늘리고 주식발행(ECM), IPO, 커버리지(대기업 영업 담당), 어드바이저리부로 구성된 기존 체계에서 IPO본부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신기술금융부도 신설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최근 중견·중소기업에 특화된 틈새시장을 넘어 대기업 계열 기업의 성장까지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며 "연초 메가 거래를 수임한 기세를 몰아 온 힘을 다해 투자금융 입지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