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가 통합을 계기로 두 회사 역량을 하나로 모아 차별화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 바란다. 고객에게 인정받고 세상에 하나뿐인 일류 보험사를 만들어가기로 기대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신한라이프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조 회장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뒤 신한생명과 통합이라는 결실을 거두며 중요한 대규모 인수합병 성공사례의 기반을 만들었다.
신한라이프 출범을 계기로 조 회장이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데 더욱 자신감을 안고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신한라이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기반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물리적 통합 및 임직원 화학적 통합을 완성하는 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은 조 회장이 2019년 초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성사시킨 뒤부터 중장기 목표로 두고 진행해 온 계획이다.
신한금융에서 비중이 크지 않던 보험계열사를 비은행 핵심사업으로 키워내기 위해 두 회사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효과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비전 아래 통합작업이 이뤄졌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직후부터 보험계열사 실무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경영진이 참여하는 공동경영위원회를 설립해 안정적 통합을 논의해 왔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단순한 회사 통합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사실상 2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두고 통합과제와 전략을 도출한 뒤 통합이 추진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이처럼 체계적으로 통합방안을 구축해 실행하며 금융회사 인수 및 계열사 합병에 노하우를 확보한 만큼 추가로 대형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 꾸준히 보험사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해외 소매금융회사 등을 인수해 기존 신한금융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장기화로 신한금융그룹이 비은행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 기회를 찾을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조 회장이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 서민금융 공급과 신생기업 대상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사, 벤처투자회사 등 계열사를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신한금융지주도 상반기까지 꾸준한 실적 증가와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인수합병 등 성장기회를 찾는 데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이런 대형 금융회사 인수합병은 자연히 신한금융의 기존 계열사와 통합을 염두에 두고 진행될 수밖에 없다.
조 회장이 신한금융의 대형 인수합병을 다시 추진한다면 오렌지라이프 인수 과정과 마찬가지로 인수와 통합 과정에서 모두 역할을 적극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합병을 확정지은 뒤부터 두 회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뉴라이프 추진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열었는데 조 회장도 추진위 회의에 참석해 통합방안을 함께 논의해 왔다.
조 회장은 뉴라이프 추진위 회의에서 직접 통합 보험사가 갖춰야 할 가치체계와 경영목표 등을 설정했고 두 회사의 임직원 교류 등 원활한 합병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도 직접 지시했다.
이후 통합작업 진행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도 일찌감치 통합법인 CEO에 내정하며 합병법인체계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조 회장이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대규모 인수합병 성공에 더욱 확신을 품을 수 있게 된 만큼 투자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통합이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두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통합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신한라이프로 통합된 신한생명 출신 직원들과 오렌지라이프 출신 직원들은 현재 노조를 중심으로 사측에 임금과 직급체계 일원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사갈등이 앞으로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되면 신한금융지주가 다음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노사문제 등 리스크를 더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전략기획그룹장은 최근 신한라이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인사제도를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 일관된 자세로 노조와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