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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는 중국 승인 남아, 이석희 뭘로 설득하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6-30 14: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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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중국의 승인을 받는 일이 최대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석희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 속에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의지를 중국 승인의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는 중국 승인 남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2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석희</a> 뭘로 설득하나
이석희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 사장.

3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낸드사업부) 인수를 위해 중국과 싱가포르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만 남았다.

싱가포르에서는 별 탈없이 기업결합 승인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 구도를 고려할 때 SK하이닉스와 인텔의 결합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낮을 뿐더러 싱가포르에는 낸드플래시시장의 경쟁자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2.3%의 4위, 인텔은 7.5%의 6위에 각각 올랐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더해도 19.8%에 그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더라도 시장에서 제품가격 인상을 주도할 영향력을 확보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열쇠는 중국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시장에서 중국의 딴지가 눈에 띄고 있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를 놓고 심사를 계속 지연해 3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스스로 포기하도록 했다.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회사 엔비디아의 영국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전문회사) ARM 인수와 관련해서도 심사를 지연하고 있다.

미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회사 퀄컴의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회사 NXP 인수에 반대 의견을 내 거래를 무산시킨 전적도 있다.

중국이 훼방을 놓은 거래들은 모두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미국 편에 선 기업들의 인수합병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아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 지 태도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기업 인텔의 사업을 인수하는 건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쉽게 무조건 승인을 내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중국이 훼방을 놓은 다른 인수합병건들과 상황이 다르다는 시선도 만만찮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제재에 맞서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반도체 자립을 달성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석희 사장은 이런 대목을 활용해 중국의 승인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계획에서 메모리반도체 자립을 맡은 곳이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다. 그런데 YMTC가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계획에서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전기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애초 YMTC는 낸드플래시 생산속도를 올해 말까지 월 웨이퍼 10만 장 분량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했다”며 “128단 낸드플래시의 수율이 예상과 달리 낮아 2022년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텔 낸드사업부는 생산설비가 중국 다롄에 있다. 이 사장으로서는 다롄 낸드플래시공장의 원활한 가동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으로서도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작업을 빠르게 마치도록 한 뒤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식의 접근이 인수를 반대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이미 중국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승인을 이끌어낼 재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청주 파운드리공장의 설비를 내년 초까지 중국 우시에 위치한 공장으로 이전해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현상이 메모리반도체까지 확산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의 D램공장 증설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사장으로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다져뒀다는 점도 든든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2010년대 중후반 SK그룹의 중국 투자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지휘했다. SK종합화학과 중국 석유화학사 시노펙이 함께 3조3천억 원을 들여 세운 합작사 중한석화가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 따른 대표적 사례다.

중국이 미국과의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한국의 중립적 위치를 인정하고 등거리 외교를 펼치도록 하는 쪽으로 대외전략의 기조를 세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4월 미국 백악관의 반도체 부족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5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투자계획을 내놓는 등 한국은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미국의 편에 서는 듯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중국 측에서 이와 관련해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거나 유감을 나타낸 일은 없다. 오히려 한중 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

앞서 22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중국과는 코로나19가 안정된 뒤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한다는 공감대 속에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는 중국 승인 남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2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석희</a> 뭘로 설득하나
▲ 중국 다롄에 위치한 인텔의 낸드플래시공장.


이 사장이 중국에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을 받아내는 일이 일부 우려와 달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 달러(10조1400억 원가량)을 들여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SK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낸드플래시에서 SK하이닉스는 모바일에, 인텔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강점이 있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인수를 완료하면 D램에 이어 낸드사업에서도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 인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연관성이 있는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 영국, 대만, 싱가포르, 브라질 등 8개 나라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결합승인을 받아내야 한다. 현재까지 한국, 미국, 유럽연합, 영국, 대만, 브라질 등 6개 나라에서 무조건승인을 이끌어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남아있는 싱가포르와 중국 심사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받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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