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6-29 14: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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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와 삼표시멘트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2050탄소중립 표준화전략’의 모범기업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9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시멘트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대표산업으로 꼽혔으나 시설투자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대표적 친환경산업으로 바뀔 수 있다.
▲ (왼쪽부터) 홍사승 쌍용C&E 대표이사 회장과 문종구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정부는 25일 저탄소기술 개발 및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하는 ‘2050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국가기술표준원은 2월19일 민관 협의체인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협의회’를 발족했다.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협의회에는 대학, 연구소 등 3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에 해당하는 삼표, 포스코, 현대오일뱅크 등 기업들도 동참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050 탄소중립 표준화전략’을 최종 확정해 올해 안에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표준화전략에는 한국산업표준(KS) 인증품목 정비 방안, 국제표준협력, 표준전문가 연계를 통한 기업 육성 등에 관한 내용도 들어간다.
탄소중립 표준화전략협의회는 7월15일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연구개발(R&D) 로드맵 및 탄소중립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
별도로 정부는 4월16일 ‘탄소중립 산업전환추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이는 탄소중립 전략을 논의하고 이행을 점검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당시 출범식에는 이현준 쌍용C&E 대표이사 부사장 겸 시멘트협회장을 비롯해 10개 업종 산업계 대표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시멘트산업은 제조 공정에서 화석연료(유연탄)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율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시멘트는 주요 재료인 석회석과 부재료인 점토, 규석, 철광석을 최고온도 2천 도에 이르는 소성로에서 녹이고 섞는 공정을 통해 제조한다.
그런데 부재료인 점토와 규석, 철광석을 유사한 화학성분의 폐기물인 석탄재 등으로 대체하고 소성로를 가열하기 위해 사용하는 유연탄을 폐타이어, 폐고무, 폐목재 등으로 바꿀 수 있다.
만약 이렇게 부재료와 화석연료를 폐기물로 대체한다면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 폐기물 소각을 통한 수수료수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연료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시멘트협회가 2020년 7월 발간한 ‘시멘트산업 순환자원 재활용’을 살펴보면 시멘트 소성로는 최고온도가 2천 도에 이르러 유해물질이 완전 분해되고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는 천연광물이나 폐자원에 함유된 중금속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여기에 고온에서 연소돼 남는 재는 원료와 혼합돼 소각재도 거의 남지 않는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멘트 제조 공정에 순환자원 재활용률이 높아져 대표적 환경오염산업이었던 시멘트산업이 친환경산업으로 바뀔 수 있다”며 “순환자원 재활용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실용화가 마무리된 기술이다”고 말했다.
쌍용C&E는 1962년 설립된 국내 최대 시멘트 제조업체다. 앞서 3월28일 회사이름을 쌍용양회에서 쌍용C&E로 변경하며 친환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새 이름인 쌍용C&E는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을 뜻한다.
쌍용C&E는 이름을 바꾸면서 '그린2030‘도 발표했다. 여기엔 2030년까지 100% 순환자원으로 유연탄을 대체하고 100% 자가발전을 한다는 목표가 담겨있다.
쌍용C&E는 이미 2018년부터 1천억 원을 들여 순환자원처리시설 4기를 증설했다. 기존의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순환자원시설을 2020년 1월, 7월, 8월, 10월에 각각 준공해 모두 4기를 운영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공정을 통해 순환자원 재활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탄소배출권이 부족해 사들여야 했던 시멘트업체들이 반대로 이를 팔아 차익을 챙기게 됐다. 실제 쌍용C&E는 2020년 1분기 탄소배출권 매각수익을 얻었다.
시멘트업계를 둘러싼 사업환경도 우호적이다. 올해 7월1일부터 시멘트 가격이 톤당 7만5천 원에서 7만8800원으로 5.1% 인상된다. 2014년 뒤 7년 만이다. 최근 건설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시멘트 공급 물량은 제한돼 있어 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쌍용C&E는 5% 이상의 높은 예상 배당수익률에 더해 환경분야 중심의 새 사업 확대에 따라 투자매력이 높다”며 “판매가격인상, 출하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쳐 2021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표시멘트는 1957년 설립된 시멘트 제조업체다. 먼지 등을 포집하는 집진설비 및 폐수정화시설 등 환경설비를 갖추고 '환경경영'을 펼치고 있다. 삼표시멘트의 모회사 삼표의 박민용 품질기획담당 상무가 탄소중립 표준화전략협의회 총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1년 환경 개선을 위해 260억 원을 설비투자에 쓴다. 앞으로 5년 동안 순환자원처리시설과 폐열회수발전설비에 모두 7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투자계획에는 폐열회수발전설비 규모를 기존 5.7메가와트(MW)에서 2022년까지 19.2메가와트로 늘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시멘트 제조에 들어가는 전력비용이 2020년보다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표시멘트는 환경설비투자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연료비 절감효과를 볼 것이다”며 “시멘트 가격 인상과 수요 증가로 시멘트업종의 전반적 수혜도 누릴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