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김 은행장은 자본확충을 위해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수협중앙회가 Sh수협은행에 출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이뤄지는 유상증자다.
수협중앙회는 유상증자 재원을 수산금융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공적기관인 수협중앙회의 특성상 수산금융채권을 발행하려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의 허가를 받아야 해 유상증자 과정이 다른 은행보다 까다롭다.
실제로 Sh수협은행은 2019년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다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선회한 적이 있다.
김 은행장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자본 적정성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이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위기 때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적 지표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 지표 가운데 하나다. 자본의 질적 측면을 측정하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분기 Sh수협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을 10.36%다. 지난해부터 대출자산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국내 은행 가운데 보통주자본비율이 10%대인 곳은 Sh수협은행이 유일하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은행이 보통주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자본비율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Sh수협은행을 겨냥한 셈이다.
총자본비율도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1분기 Sh수협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3.28%로 집계돼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보통주자본비율은 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 지표 가운데 개선하기가 가장 까다롭다.
자본확충 측면에서 봤을 때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이나 후순위채 발행으로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은 유상증자와 순이익 증대로만 높일 수 있다. 김 은행장이 2019년과 같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대신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문제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더라도 김 은행장이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은 계속 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Sh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의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수협중앙회는 1997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2001년 수협중앙회에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지원했다. 수협중앙회는 Sh수협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활용해 2016년부터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400억 원을 갚았다.
김 은행장은 취임 이후 공적자금 상환속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한 만큼 내부 유보금을 쌓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김 은행장은 지난해 11월 내부출신으로는 처음으로 Sh수협은행장에 올랐다.
김 은행장은 1963년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났다. 논산 대건고와 충남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해 압구정역지점장, 충청지역금융본부장, 경인지역금융본부장, 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19년 12월부터 경영전략그룹장(수석부행장)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