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06-25 14: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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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가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까?
비트코인 시세가 끝모르고 추락하고 있지만 최근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는 이들은 긍정적 전망을 하기도 한다.
▲ 비트코인 이미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비트코인 시세 급등과 4월부터 시작된 시세 하락 모두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25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비트코인 시세가 저점에 이르렀다는 시선이 나온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시세가 22일 3560만 원으로 떨어지며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 보인 뒤 23일부터 이날까지 3일 동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오전 2시 기준으로 4천만 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비트코인 시세가 22일 급격히 떨어진 것을 놓고 가상화폐 시장에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고 분석하며 추가 하락을 경고했지만 오히려 반등한 것이다.
데드크로스는 주식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주가의 단기이동평균선이 중장기이동평균선을 아래로 뚫는 현상을 뜻한다. 시장이 약세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술적 분석으로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음에도 비트코인 시세가 반등한 것은 기관투자자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세가 중국 규제 등 연이은 악재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는 23일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기관투자자들이 추가 매수 기회를 바라보고 있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낙관하고 있다며 "3만 달러 선 아래로 잠시 추락했다가 그 위에서 마감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돌아오려는 조짐은 구체적 행동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비트와이즈는 24일 5667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매수한 사실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비트와이즈는 가상화폐 전문 운용사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펀드, 탈중앙화 금융(DeFi) 인덱스 펀드 등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비트와이즈는 비트코인 69%, 이더리움 25% 비중으로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아직 직접 매수하진 않았지만 기관투자자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확인된다.
25일 가상화폐 정보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안데르센 호로위츠 투자사는 약 2조4926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 벤처 투자 펀드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안데르센 호로위츠는 이 펀드를 통해 차세대 비전있는 가상자산 기업을 찾고 새로운 가상자산 영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금융회사인 씨티그룹도 가상자산과 관련 서비스와 투자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씨티그룹은 자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씨티글로벌 웰스인베스트먼트 산하에 '디지털자산 그룹'을 신설했다.
최근 가상화폐 시세 변동성이 높은데도 관련 사업을 향한 관심도는 여전히 높은 셈이다.
중국이 가상화폐와 관련한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탈중앙화된 가상화폐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시세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앞서 중국 정부는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했다. 전 세계 가상화폐의 65%정도는 중국에서 채굴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21일 주요 은행과 알리페이 관계자들을 불러 가상화폐 거래 단속을 요청했다.
소집된 금융기관들은 가상화폐 거래 계좌를 말소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알리페이는 가상화폐 사업자에 관해 전자결제 서비스를 차단하기로 했다.
반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받아들이겠다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엘살바도르가 법정통화로 비트코인을 채택한데 이어 파라과이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살바도르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국회 연설에서 "최근 통과된 비트코인 법정통화 승인안이 오는 9월 7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고 법정통화 채택을 공식화했다.
유로뉴스는 23일 파라과이 의회가 7월에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지정과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허브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이 법정통화로 채택되는 국가가 늘어나면 기관투자자들도 대안자산으로서 가치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비트코인 시세를 놓고도 저가로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5일 CNBC에 따르면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거트조글루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선물이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등 투자처를 통해 비트코인에 비중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이 여전히 저가 매수 의욕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시장의 전망은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