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체코와 달리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에서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해외원전 협력 합의에 따라 미국과 공동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폴란드와 원자력 협력 협정을 맺어 수주경쟁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정 사장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미국과 협력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한수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 사장이 최근 체코 포털사이트 세즈남(Seznam)과 인터뷰에서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혀 한수원이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에 미국과 함께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사장은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는 폴란드와 같은 잠재적 미래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다”고 대답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21일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진출하기로 합의했다.
정 사장은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 수주전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한수원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에 한수원을 포함해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미국이 수주 경쟁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된다.
미국과 폴란드는 2019년과 2020년 정상회담을 차례로 가지며 원자력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두 나라는 2020년 10월 폴란드의 원자력 프로그램 개발을 돕기 위한 협력 협정을 맺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협정을 기반으로 미국 민간기업과 정부 차원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미국은 폴란드가 원전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감당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대외원조기구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관련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이러한 점을 살펴 체코 신규원전 사업에서는 다자사이 경쟁구도를 원하는 체코정부의 뜻에 따라 독자참여를 결정했지만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에서는 앞선 경쟁력을 지닌 미국과 협력을 하는 방식으로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아직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의 입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폴란드 현지에서 한수원의 원전 기술력을 알리며 사업기회를 잡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2월 폴란드 언론인을 대상으로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1400’의 강점을 알리는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다.
정 사장은 신규원전 사업에 투자할 파트너를 찾고 있는 폴란드 정부를 향해 자금 조달안을 제시하며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폴란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많이 있다”며 “우리의 제안이 폴란드 정부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약 44조 원을 들여 2043년까지 모두 6~9GW 규모의 원전 6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22년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고 2026년 공사에 들어가 2033년부터 순차적으로 원전가동을 시작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