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가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현대카드의 맹추격에 대응하고 있다.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는 제휴기업을 카드 전면에 내세워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해당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닌다.
이에 더해 카드회사들은 브랜드 이용고객의 데이터를 향후 데이터 관련 사업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개인 신용판매액 기준으로 1분기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가 모두 점유율을 늘리며 2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삼성카드의 개인신용판매 점유율은 2020년 4분기 18.43%에서 1분기 18.78%로 늘었다. 상승폭은 0.35%포인트다.
KB국민카드는 점유율 17.3%, 현대카드는 16.98%를 보이며 각각 직전 분기보다 0.19%포인트, 0.18%포인트가량 점유율을 늘렸다.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시장을 주도하며 2, 3위권 카드회사들과 격차를 좁혀왔는데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격차를 유지하거나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추격에 정면대응하고 나선 영향으로 읽힌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크게 '2위권'으로 분류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점유율 만년 1위 신한카드가 항상 21~22% 수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들 세 카드회사간 점유율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내놓은 뒤 최근에도 배달의민족, 스타벅스 등 대형기업들과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지금까지 총 12종의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KB국민카드는 3월 커피빈과 손잡고 내놓은 '커피빈 KB국민카드'를 통해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17일에는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와 손잡고 두 번째 신용카드인 '위메프페이 신용카드'를 내놨다.
이밖에 KB국민카드는 할인결제 모바일플랫폼 머지포인트, SPC그룹 계열사 섹타나인,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와도 손을 잡고 향후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5월 말 카카오페이와 협업해 자사 최초의 상업자표시 '카카오페이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카카오페이신용카드는 카드업계 최초로 개인정보보안이 강화된 '넘버리스 플레이트(카드번호가 없는 디자인)'가 적용됐으며 추후 심플한 디자인의 메탈 카드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반기 현대카드가 네이버와 손잡고 전용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삼성카드는 또 다른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통해 이에 대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이외에도 카드사 전반에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바람이 불면서 상반기에만 12종의 상업자표시 신용카드가 출시됐다.
이들이 앞다퉈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점유율뿐 아니라 데이터 확보를 위한 목적도 있다.
특정 브랜드 가맹점의 고객들의 결제 패턴과 특성 등을 바탕으로 얻은 빅데이터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특히 카드회사들은 올해부터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제휴를 맺은 업체들과 손잡고 초개인화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