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06-18 13: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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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당분간 계속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국가적으로 반도체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지만 여전히 막대한 양의 반도체를 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수요에 비해 훨씬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5월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2605억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거의 2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반도체는 1399억 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처럼 중국에서 증가한 반도체 생산량 가운데 적지 않은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각각 메모리반도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현지 생산시설을 지속해서 확장하는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중국 낸드플래시공장 인수를 결정한 뒤 후속절차를 진행 중이다.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중국산 반도체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며 “현지에 상당한 규모의 메모리 제조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기업이 있지만 아직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국내 공장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메모리반도체 물량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을 상대로 한 한국의 메모리반도체(HS코드 8542.32 기준) 무역흑자는 약 61억6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억3천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매출도 즐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중국에서 매출 43조7403억 원을 거둬 전년보다 6조 원 넘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이미 매출 11조8520억 원을 거둬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중국에서 매출 3조2347억 원을 내 지난해 1분기 3조1707억 원보다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왔다. 2014년 1390억 위안(약 24조4천억 원), 2019년 2042억 위안(약 35조9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해 YMTC, CXMT 등 여러 메모리반도체기업을 지원했다.
하지만 아직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한국 기업이 절대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시장에서 71%, 낸드시장에서 45% 수준의 합산 점유율을 보인 것으로 추산됐다.
앞으로도 중국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기업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신기술을 기반으로 메모리반도체 ‘초격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회로를 미세화해 성능을 높이는 극자외선(EUV)기술을 D램에 적용해 양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부터 극자외선기술 기반의 D램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낸드분야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고층인 176단 낸드를 공개했다. 뒤이어 삼성전자는 200단 이상 8세대 낸드를 확보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시장 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외국 기업을 제외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2025년에도 19%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