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6-17 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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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동차부품기업을 미래차부품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전략을 내놓으면서 상아프론테크와 삼보모터스가 좋은 기회를 만났다.
17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2030년까지 자동차부품기업 1천 개를 미래차부품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수소기업인 상아프론테크와 삼보모터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상원 상아프론테크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재하 삼보모터스 대표이사 회장.
정부는 16일 경남 창원시에서 ‘미래차전환 종합지원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김경수 경상남도지사와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연구기관, 금융기관, 수소기업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날 수소기업 자격으로 △현대차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상아프론테크 △삼보모터스 △코하이젠 등 9개 기업이 착공식에 참여했다. 종합지원센터가 완공되면 이 기업들은 센터에 입주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미래차전환 종합지원센터는 기획·연구·상용화 등 미래차 전환의 모든 과정을 종합지원하는 협력 플랫폼이다. 창원에 위치한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소모빌리티연구본부와 연계해 ‘수소차 전환’을 우선 지원하고 전기상용차 등으로 지원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산자부와 경남도, 창원시는 종합지원센터 구축을 위해 2024년까지 6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창원시 성산구 부지에 본관과 시험평가장비를 갖춘 연구지원시설로서 △수소차부품 내구성 전주기 지원센터 △수소버스용 충전소부품 시험센터 △수소저장용기 및 부품 시험센터 등 3개동이 단계적으로 들어선다.
자동차산업의 부가가치가 기존의 엔진·구동장치 중심에서 연료전지·배터리·전동화부품·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품기업들은 아직 기술력·자금력 등에서 미래차 전환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자부는 "자동차부품기업의 81.6%가 미래차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83%는 경영상황이 악화해 투자여력조차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개별 부품기업을 상대로 기획·연구·상용화 등 부족한 3대 미래차 전환역량을 보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완성차와 연구기관, 정부·지자체가 이들을 북돋아주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10일 ‘자동차부품 미래차 전환 지원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부품기업 1천 개를 미래차부품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2021년에 2826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후발기업 전용 연구개발(R&D)센터 신설 △설비자금 저리융자 추진 △5천억 원 규모의 미래차 펀드 조성 △미래차 인력 1만 명 양성 △스마트공장 70% 이상 보급 등이다.
정부가 2030년까지 1천 개 부품기업을 미래차 기업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소차 전환에 먼저 힘을 실음에 따라 상아프론테크와 삼보모터스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아프론테크는 1986년 설립되었으며 자체 개발한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의 소재합성, 소재가공, 공정 개발 등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차전지, 디스플레이, 사무용기기(OA)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금속 및 세라믹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틱소재로 강도와 탄성이 우수해 제품 경량화에 유리하다. 특히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150도 이상 고온에서도 쓸 수 있는 소재다.
상아프론테크는 2020년 8월 수소차용 멤브레인 개발에 성공했다. 수소차에 쓰이는 멤브레인(얇은 막)은 미국 고어(Gore)사가 독점하고 있던 품목이었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스택에서 수소이온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수소연료전지스택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장치로 수소차를 구동하는 핵심부품이다. 수소차 원가의 4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2021년 1월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정부는 당시 핵심전략기술에 특화한 국내 최고기업 22개사를 선정하고 5년 동안 기업당 25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아프론테크는 수소산업 성장에 필요한 가장 핵심소재인 수소차용 멤브레인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에게 공급하고 있다”며 “2020년에는 개발과 투자비용 등이 반영돼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보모터스는 1987년 설립됐으며 자동변속기의 정밀 프레스 제품과 엔진시스템 관련 부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현대차, 기아뿐만 아니라 미국 GM과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기업을 고객사를 두고 있다.
2021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의 제29차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며 고압 수소 저장탱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제품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객사 입찰에 참여한다고 알려졌다.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기업들은 구조변경·사업혁신을 추진하는 조건으로 상법·공정거래법상 절차 간소화와 규제유예, 금융·세제·고용·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대를 받는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보모터스는 수소연료계통과 전기차배터리 관련 새 사업 진출을 위해 제품들을 고객사에게 검증받고 있으며 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며 ”새 사업들이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상승이 이뤄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