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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 향한 발걸음 분주, 고건 반기문 안철수와 다를까 같을까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6-16 16: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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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주자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순, 고건, 반기문, 안철수 등 과거 실패했던 대선주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16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을 놓고 과거 그와 비슷한 형편에서 대선 도전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인물들의 사례가 계속 거론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대선 향한 발걸음 분주, 고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15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반기문</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53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철수</a>와 다를까 같을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주로 여권 쪽에서 윤 전 총장을 ‘제2의 반기문’으로 지칭하는 등 회의적 시각을 많이 보이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윤서방이 제2의 반기문 같긴한데 반기문보다 훨씬 싸네. 반기문은 만원짜리 두 장으로 훅 갔는데 윤석열은 10원짜리 한 장으로 훅 갈 태세“라고 적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장모 의혹과 관련해 ‘장모가 남에게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진 사실을 놓고 이렇게 비꼰 것이다.

여권이 윤 전 총장에게 좋은 감정을 품기는 어려운 만큼 윤 전 총장에 관한 여권의 박한 평가는 다소 편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조차 윤 전 총장을 향한 비슷한 방식의 비판이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KBS라디오 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국민이 못 알아듣게 말을 한다. 화법이 모호하고 자신감이 없다”면서 윤 전 총장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빗댔다.

하 의원은 “안 대표가 사실 윤석열 1기다. 안철수 신드롬이 확 뜬 적이 있다”며 “안 대표도 모호한 화법 때문에 점점 저물었다.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선문답하듯 피해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윤 전 총장에게 과거 낙마한 대선주자를 연상하는 데는 그의 애매모호한 태도도 한몫 하고 있다. 단순히 경쟁자들의 악의적 공격으로 치부하기에는 윤 전 총장이 자초한 측면도 있는 셈이다.

윤 전 총장과 자주 비교되는 과거 인물로는 조순 전 한나라당 총재, 고건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안철수 대표 등이 꼽힌다.

모두 정치인의 전형적 모습과 거리가 먼 인생을 살다가 대선을 앞두고 대선 지지도가 오르며 대선주자로 거명됐다.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대선에서 멀어졌다는 점도 동일하다.

조 전 총재나 고 전 총리는 대선을 앞두고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 風不止)’란 고사성어로 스스로 처지를 비유한 적이 있다. 반 전 총장은 직접 이 시구를 읊지는 않았으나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한 측근이 이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그치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권력을 향한 욕심이 없으나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말을 넌지시 표현한 셈이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15일 YTN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소환’이라고 했다. 스스로 정치를 하고 싶어 나온 게 아니라 국민의 기대, 여망에 응해야 한다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국민의 부름’을 받았다는 명분을 앞세운 셈이다.

이들은 뚜렷한 국정비전을 국민 앞에 내놓고 명확하게 정치적 거취를 정하지 않은 채 애매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결국 정치무대의 혹독한 검증 과정에서 지지도도 떨어졌고 대선과도 멀어지게 됐다.

윤 전 총장이 낙마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오는 배경에는 그의 궤적이 과거 실패했던 대선주자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역량이나 성격이 과거 인물들과는 다른 만큼 윤 전 총장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적어도 이 전 총재와 같이 대선 레이스는 완주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전 총재는 판사 시절부터 ‘대쪽’이란 이미지가 있었는데 김영삼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발탁된 뒤 단순한 국정 2인자에 머물지 않고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권한과 역할을 고수하려고 하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다. 이런 모습에서 대쪽 이미지가 더 강해졌고 집권여당의 대선주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윤 전 총장 역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정권을 막론하고 집권세력에 맞섰다는 점에서 이 전 총재와 더 비슷한 측면이 많다.

더구나 윤 전 총장은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모두 핍박 받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어냈다. ‘맷집’도 충분한 셈이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능력이나 정치적 감각도 어느 정도 입증됐다는 평가가 많다. 윤 전 총장은 중요한 고비마다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며 대선주자로서 지지도를 '관리'했다.

민주당계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3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로부터 ‘윤 전 총장이 반기문 전 총장과 고건 전 총리처럼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 사람들보다는 좀 더 단단할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은 좀 더 내공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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