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1-06-06 07: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일진머티리얼즈가 국내 배터리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발맞춰 미국에도 동박공장을 세워 공격적 증설기조를 이어갈까?
양점식 대표이사가 미국 전기차배터리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동박시장 1위를 노려볼 수도 있다.
▲ 양점식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동박은 얇은 구리판을 말하며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를 코팅하는데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로 꼽힌다.
6일 배터리소재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가 미국에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헝가리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데 이를 미국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국내 배터리기업들의 미국 증설 행보에 발맞춰 현지 동박시장에서도 공급물량을 늘릴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는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차시장을 놓고 앞다퉈 적극적 투자를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1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2025년부터 81.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미국에서 짓고 있는데 추가 증설 가능성도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20GWh, SK이노베이션은 현재 30GWh의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미국 진출을 통해 새 고객사 확보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협력을 강화해 동박 수주물량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양 대표가 미국 진출을 결정하는 데는 삼성SDI의 미국 생산공장 설립 의지가 중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사업 주요 고객사 비중은 삼성SDI가 45%, LG에너지솔루션이 25%, 중국 CATL이 10%로 추정됐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최대 고객사가 삼성SDI인 만큼 삼성SDI가 미국 배터리공장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일진머티리얼즈도 미국 투자에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과는 다르게 아직 미국 배터리공장 건설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및 원재료 기업이 새 시장으로 나아갈 때는 주요 고객사의 그 시장 진출 여부가 안정적 물량확보에 중요한 요소"라며 "최근 미국 등에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어 배터리 소재산업 전반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 전략 차원에서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양 대표가 미국 생산시설 건설에 나선다면 세계 동박시장 점유율 1위도 노려볼 수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9년 기준 동박 세계시장 점유율 9.7%를 차지해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대만 창춘(12.9%)이다.
양 대표는 미국 이전에도 말레이시아와 헝가리에서 공격적 증설에 착수해 2022년까지 동박 생산능력 10만 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안에 헝가리에 짓고 있는 연산 1만 톤 규모의 동박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에도 헝가리와 말레이시아에서 추가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와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2만 톤, 모두 4만 톤의 연간 동박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068억 원, 영업이익 74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45% 늘어나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완공한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한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다"며 "동박 생산설비 증설효과로 2025년까지 실적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