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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분리막과 LG화학 모터부품 맞바꿀까, LG 선택과 집중에 시선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6-03 13: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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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분리막공장과 LG화학 전기차 모터부품사업이 맞교환될까?

구광모 회장체제에서 LG그룹은 모빌리티 관련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사업을,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소재사업을 각각 육성하고 있다.
 
LG전자 분리막과 LG화학 모터부품 맞바꿀까, LG 선택과 집중에 시선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LG전자 배터리소재 분리막사업과 LG화학 전기차모터부품사업은 각 회사 안에서 별다른 시너지가 없다. 오히려 LG화학이 배터리 분리막사업을, LG전자가 전기차모터부품사업을 보유하는 것이 사업의 수직계열화 측면에서 더 어울린다.

이 때문에 전자업계나 배터리업계는 LG전자와 LG화학이 두 사업을 맞교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3일 LG전자에 따르면 7월1일을 기일로 VS사업부(전장사업부)에서 전기차 모터나 인버터 등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관련 사업을 물적분할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신설법인의 임시이름은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다. LG전자는 캐나다 전장회사 마그나에 신설법인 지분 49%를 매각해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신설법인이 2025년까지 전기차 파워트레인시장 성장률 전망치인 35%를 뛰어넘어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 파워트레인용 부품의 조달이 앞으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모터의 경우에는 ‘페라이트 마그네틱’이라는 특수자석이 필수로 쓰인다. 그런데 이 페라이트 마그네틱을 생산하는 회사 우지막코리아를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LG화학으로부터 우지막코리아를 인수하거나 우지막코리아에 지분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LG화학은 2018년 10월 우지막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삼았다. 다만 이 인수는 아직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지막코리아는 2017년 영업손실 2억 원, 2018년 영업손실 33억 원을 각각 거뒀는데 LG화학이 인수한 뒤에도 영업손실이 2019년 63억 원, 2020년 72억 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LG화학은 지난해 우지막코리아를 지원하기 위해 245억 원을 출자하기도 했으나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다.

LG화학은 지난해 우지막코리아를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그러나 별다른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LG화학의 우지막코리아 인수는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의 전임자인 박진수 전 대표이사 부회장체제에서 추진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모터와 관련한 후속 인수가 없어 우지막코리아는 LG화학 내부에서 시너지가 없다.

신 부회장으로서는 적자만 쌓이고 있는 우지막코리아가 없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권봉석 사장에게 우지막코리아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

페라이트 마그네틱은 전기차 모터뿐만 아니라 가전용 모터 등 회전동력이 필요한 전자제품에 폭넓게 쓰이는 부품이다.

LG전자는 우지막코리아를 확보한다면 전장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주력사업인 가전사업에서도 핵심부품을 수직계열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신 부회장으로서는 LG전자의 분리막공장에 시선을 보낼 수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LG전자의 분리막공장은 기존에 수처리사업용 멤브레인필터 분리막을 만들던 곳으로 충북 청주와 폴란드에 위치해 있다. 설비를 배터리 분리막의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2019년 9월 수처리 자회사인 하이엔텍과 LG히타치워터솔루션 두 곳을 매각하면서 분리막공장과 내부적 시너지가 사라졌다.

신 부회장은 기존 디스플레이소재 중심의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를 배터리소재 중심의 첨단소재사업본부로 재편해 육성에 힘을 주고 있다.

현재 첨단소재사업본부의 대표 제품은 양극재인데 LG화학은 인수합병을 포함한 투자를 통해 배터리소재 포트폴리오를 넓히려 하고 있다. 앞서 5월부터 LG화학이 LG전자 분리막공장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에게 LG화학의 페라이트 마그네틱사업이, LG화학에게는 LG전자의 분리막공장이 차지하는 의미가 작지 않다”며 “LG전자가 LG화학에 분리막공장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 거래에 페라이트 마그네틱을 포함하려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LG전자와 LG화학 관계자 모두 분리막공장 양수도와 우지막코리아 관련 내용을 놓고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LG그룹차원의 사업전략 기조를 고려하면 LG전자 분리막공장과 LG화학 우지막코리아의 맞교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선이 많다.

구광모 회장은 LG전자의 전장사업과 LG화학의 배터리 관련사업, LG유플러스의 5G(5세대 이동통신) 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관련사업의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신사업들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세워진다.

이 선택과 집중의 기조에 따라 LG전자는 수처리사업 자회사의 매각에 이어 스마트폰사업(MC사업부)의 종료를 결정했다. LG화학은 7천억 원 규모로 평가받던 LCD(액정표시장치) 유리기판사업을 매각하고 배터리사업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앞서 3월 열린 LG그룹 지주사 LG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비핵심사업을 정비하고 주력사업과 성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며 “올해도 주력사업의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성과를 가시화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분리막공장과 LG화학 우지막코리아의 맞교환은 구 회장이 내세운 방침에도 들어맞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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