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남양유업 살릴 전문경영인으로 누구를 선택할까? 시장에서는 인수합병으로 남양유업의 사업체질 전환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합병 전문가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집행임원제도는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행임원제도에서는 대표집행임원이 대표이사와 비슷한 역할을 맡는데 이사가 아니어도 임명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이사와 다르다.
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새 대표집행임원으로 한앤컴퍼니 소속 전문경영인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한온시스템, 웅진식품, 쌍용양회 등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대부분 기업들에는 모두 한앤컴퍼니에 몸담고 있었거나 한앤컴퍼니 자회사를 이끌었던 전문경영인이 배치됐다.
물론 예외도 있다. SK해운은 기존에 회사를 이끌고 있던 황의균 대표이사가 대표집행임원이 됐다.
하지만 남양유업이 고객신뢰를 되찾으려면 폐쇄적이고 보수적 기업문화를 가장 먼저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남양유업 내부인사를 대표집행임원으로 발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남양유업 내부출신이 새 대표집행임원에 오른다면 남양의 기업문화에서 성장한 사람이 기업문화를 바꿀 수 있겠냐는 의문 섞인 시선이 따라붙을 수도 있다.
한앤컴퍼니는 투자와 경영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추구하며 투자전문인력뿐 아니라 경영전문인력도 확보해 두고 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은 ‘경영전문 인력을 확보해 두는 것이 비용에는 부담이 되지만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한앤컴퍼니의 전문경영진들은 윤여을 회장의 주도 아래 매출 신장, 제품 개발, 영업 및 마케팅 등을 포함하여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상원 사장이 기업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특히 인수합병(M&A) 전문가가 남양유업의 새 대표집행임원으로 우선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볼트온(Bolt-on)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 있는 다른 기업을 사들여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하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원재료 납품업체 선정 방식을 바꾸는 등 체질을 빠르게 개선한 뒤 2014년 동부그룹의 음료회사 동부팜가야와 대영식품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면 유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바꿀 필요가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남양유업은 매출의 70% 이상을 우유와 분유 등 유제품으로 내는데 지난해에는 기존 불매운동에 코로나19로 우유급식까지 중단되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남양유업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489억 원, 영업손실 771억 원을 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7.9% 줄었고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한 때에는 최승우 한앤컴퍼니 전무를 대표집행임원으로 보냈다.
최승우 전무는 인수합병 전문가는 아니었다. 최 전무는 웅진식품을 맡기 전에는 소니코리아 본부장, 한국보랄석고보드 부사장 등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