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폐쇄를 앞둔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액화천연가스발전소의 건설부지 마련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유치할 뜻을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남동발전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입지 실사를 진행해 7월에 부지 후보지를 결정한다.
남동발전은 최근 지방자치단체 10여 곳에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할 뜻이 있는지를 묻는 문서를 보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액화천연가스발전을 확대해야 하는데 여러 부지를 미리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의향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발생하는 전력 생산공백을 메우기 위한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이 시급하다.
정부는 2034년까지 가동 연한이 30년이 되는 석탄화력발전소 30기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는 액화천연가스발전소 24기를 건설할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남동발전도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3~6호기를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차례로 폐쇄한다.
하지만 그동안 남동발전이 폐쇄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신할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부지를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은 액화천연가스발전소가 석탄화력발전소보다는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지만 여전히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면서 발전소 건설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1200MW급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이 주거단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면서 발전소 건설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에 들어갔다.
다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남동발전은 건설부지 마련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 평창과 전남 여수, 경남 사천 등이 현재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액화천연가스발전소가 건설되면 인구가 유입되고 낙후된 지역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평창군은 주민들이 액화천연가스발전소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평창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평창군 대화면 주민들이 두 차례에 걸쳐 유치동의서를 평창군에 먼저 제출해 와서 평창군이 유치활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대화면은 불과 30년 전만 해도 1만 명이 넘는 지역이었지만 지역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4천여 명 수준으로 인구가 줄어 들었다.
대화면 주민들은 액화천연가스발전소가 지역에 건설되면 환경훼손이 일부 있더라도 지역경제가 다시 활성화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창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열망을 고려해 반드시 유치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