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배당제한 종료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으로 설 것을 예고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 모두 배당성향 확대와 중간배당 등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31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에 재무 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하고 배당제한조치 연장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 평가 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선된 경제상황과 코로나19 추이를 비춰보면 1월 재무 건전성 평가보다 완화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1월 진행된 테스트는 경제상황을 U자형(반등형)과 L자형(장기침체) 상황에서 최소의무자본비율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대부분 은행이 L자형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L자형에서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상황을 가정해 지나치게 보수적 기준을 적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보다 현재 경제여건이 나아지면서 배당제한조치는 연장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월과 비교해 경제여건이 개선되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경제성장률)을 2월 전망치보다 1%포인트 높인 4.0%로 전망했다. 1월 L자형 테스트에서 금융당국이 가정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5.8%였다.
국내에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배당제한조치가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더한다.
이에 따라 적극적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온 금융지주들이 6월 이후 내놓을 배당확대 정책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두 회사 모두 분기배당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각각 24조 원, 22조 원 수준이다.
두 금융지주 가운데 어느 곳이 먼저 중간배당을 꺼내들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두 금융지주는 단 한번도 중간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그동안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의지를 일관적으로 보여왔으며 금융지주 최초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쳐왔다.
정관에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이미 규정된 만큼 6월 이후 이를 실시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중간배당과 관련해 윤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봐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주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도 4월 실적발표 자리에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방안을 정밀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6월 이후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있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6월 말 이후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배당성향이 낮았던 것까지 포함해 적극적 배당을 할 계획이 있다"며 "자사주 매입 등을 포함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 권고보다 높은 23.54%의 배당성향을 결정하며 자본건전성 자신감과 적극적 주주환원 의지를 보였다.
이에 더해 2월 노 부사장은 향후 분기배당을 반드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지주는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 4회까지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연 최대 2회까지만 배당이 가능했다.
이 자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여전히 주주가치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을 경영진 모두가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을 약속했다.
앞서 조 회장은 2020년 하반기 이사회와 실시한 워크숍에서 중간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리스크에 따른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아직까지 관련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