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기술력을 앞세운 초고속 통신모뎀칩과 AP(모바일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퀄컴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하며 고성능 AP의 수요가 줄자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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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12일 "퀄컴이 초고속 통신모뎀칩 신제품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에 한방을 먹였다"며 "삼성전자의 통신칩과 또다시 격차를 크게 벌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7에 탑재되는 고성능 AP 신제품 '엑시노스8'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제품에 초당 최대 600메가의 속도를 내는 초고속 통신모듈이 통합칩 형태로 탑재됐다.
퀄컴이 이번에 투자자포럼을 열고 공개한 통신칩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두 배 속도인 초당 최대 1기가의 성능을 내는 제품이다. 이 속도는 가정용 유선인터넷과 맞먹는 수준이다.
퀄컴은 "1기가바이트 급의 통신속도는 대량의 자료를 전송받는 VR(가상현실) 기기와 클라우드서버 등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향후 5G 통신시대의 개막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은 이 제품의 샘플을 이미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기기 등 제품에 탑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폰아레나는 애플이 아이폰7에 탑재되는 AP 'A10'부터 퀄컴의 통신칩 신제품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퀄컴의 새 초고속 통신칩은 무선기술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HD급 화질의 VR(가상현실) 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퀄컴은 통신칩과 함께 AP 신제품 '스냅드래곤425'와 '435', '625'도 동시에 공개했다. 이들은 중저가 제품인데도 이전작보다 성능이 크게 높아지고 전력소모가 최대 35%까지 줄었다.
특히 스냅드래곤625는 4K급 고화질 카메라를 지원하고 14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충분히 탑재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퀄컴은 첫 웨어러블기기 전용 AP '스냅드래곤웨어 2100'을 새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기존에 웨어러블기기에 탑재되던 '스냅드래곤400'보다 크기는 30%, 전력소모는 25% 줄었다.
퀄컴은 지난달 가전전시회 CES에서 자동차용 통합반도체 '스냅드래곤820A'를 내놓기도 했다.
퀄컴이 이처럼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더이상 프리미엄 AP만으로 실적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는 데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마저 퀄컴의 제품 대신 자체개발한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탑재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퀄컴은 점차 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기기 시장 진입을 강화하며 관련 분야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브스는 "퀄컴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향후 시장 변동성을 두고 볼 때 긍정적"이라며 "통신칩 분야에서도 선도적 기술경쟁력을 증명한 만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