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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2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2014' 행사에서 신제품 '갤럭시S5'를 공개했다. |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S5’의 후속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갤럭시S5 프라임’으로 불리던 단말기가 최근 전파인증을 받았다. 신 사장은 그동안 출시설을 부인했지만 갤럭시S5가 예상 밖으로 부진한 데다 LG전자의 G3가 출시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자 이에 맞불을 놓기 위해 후속모델 출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삼성전자가 ‘SM-G906’이란 모델명의 단말기 전파인증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전파인증을 받은 모델은 그동안 국내외 매체를 통해 갤럭시S5의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5 프라임으로 알려진다.
갤럭시S5 프라임 출시설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갤럭시S5를 공개한 직후부터 나왔다. 갤럭시S5의 하드웨어 성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이 출시설의 근거였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갤럭시S5 프라임 출시를 전면 부인했다. 신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가 끝난 후 “일부 매체에서 프리미엄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거란 기사를 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올해 가을까지 갤럭시S5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모델은 없다”고 밝혔다.
신 사장이 출시설을 일축했지만 이후에도 국내외 매체를 통해 갤럭시S5 프라임의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달 홍콩의 온라인 쇼핑몰인 프라이스닷컴에 이미지와 하드웨어 성능이 올라온데 이어 KT올레 TV사이트에도 ‘SM-G906K Galaxy S5 Prime’이란 모델명이 등장했다. 스마트폰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갤럭시S5 프라임 추정제품 사진 3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각종 매체들이 예상하는 갤럭시S5 프라임의 사양은 5.1인치 QHD(2560x1440) 디스플레이와 3GB 램, 1600만화소 후면 카메라 등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최신작인 2.5Ghz 스냅드래곤 805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갤럭시S5의 판매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후속모델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5 흥행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예상 외로 시장반응이 좋지 않자 결국 갤럭시S5 프라임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신 사장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갤럭시S5가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돼 1100만 대 이상 판매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이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밝힌 판매량은 유통망으로 넘어간 수량”이라며 “현재 상당수 물량이 재고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갤럭시S5가 단일 모델로 사상 최다인 125개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했는데도 전작인 ‘갤럭시S4’의 천만 대 기록을 겨우 이틀밖에 단축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좋은 실적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경착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성장둔화가 뚜렷해지고 레노버와 화웨이 등 중국기업들의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전처럼 높은 성장을 기대킨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IM부문 매출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이 정체국면에 접어들었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1%로 정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주요 부품 업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5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달 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수요부진과 채널재고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을 늘리지 않을 경우 6월부터 아이폰6 대기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3분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신제품인 ‘G3’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3는 하루 평균 2만 대 꼴로 팔려 출시 5일만에 10만 대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G2’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G3에 대한 외신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LG가 G3로 삼성전자 등 경쟁자를 앞서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BGR도 “G3가 갤럭시S5를 낡고 한물간 것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G3에 최고 스펙의 스마트폰이란 자리를 넘겨준 것도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G3는 국내 최초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카메라의 경우 ‘레이저 오토 포커스’와 ‘광학이미지보정(OIS)’ 등 신기술이 적용됐다. 배터리와 램 용량도 갤럭시S5보다 크다. 그동안 ‘하드웨어의 삼성전자’라 불리던 삼성전자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신 사장이 약속을 깨고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를 출시한 지 불과 두 달 만인 지난해 6월 ‘갤럭시S4 LTE-A’를 출시해 갤럭시S4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번과 달리 신 사장이 출시 계획이 없다고 미리 못박은 상황이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차이만 있었던 전작과 달리 갤럭시S5 프라임의 경우 디스플레이와 램 등 소비자들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신 사장으로선 불만을 잠재울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