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25일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따르면 유 사장은 6월14일로 임기가 끝나는데 현재 다음 사장 인선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이사 사장. |
하지만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가 대부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 사장 역시 다음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한동안 사장 임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기획재정부의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6월 중 발표되는 만큼 유 사장은 재임 중 경영평가 결과를 받아 든 뒤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사장으로서는 지난해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사상 첫 영업손실을 봤다는 점에서 경영평가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845억 원, 영업손실 888억 원을 냈다.
2019년에 매출 4908억 원, 영업이익 968억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절반 이하로 줄고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조치의 영향으로 거의 카지노 영업을 하지 못해 크게 타격을 받았다.
다만 유 사장이 윤리경영에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공헌과 기관 청렴도 등 영업 외적인 부분에서 공을 들여 성과를 냈다는 점은 경영평가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여겨진다.
유 사장은 사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기강과 청렴도 제고 등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유 사장이 취임한 2018년 6월 당시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졌던 국정농단 사건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 데다 유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직장 내 갑횡포 논란, 내부비리 등 문제점이 터져 나왔다.
유 사장은 취임사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해 주주와 고객,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 뒤 유 사장의 노력에 힘입어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올해 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2020년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2019년에 이어 두 차례 연속으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2020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2등급 ‘우수기관’에도 선정됐다. 2019년보다 한 등급 상승한 것이다.
그밖에 사회공헌사업에도 공을 들여 보건복지부 등이 시행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에 2019년과 2020년 연속으로, 교육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는 ‘2020년 교육기부 우수기관’으로도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놓고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 역시 유 사장에게는 긍정적이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보면 계량지표 평가에서는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일정기간 휴업 혹은 특정사업 중단 등 해당 부분은 제외하고 연간실적으로 환산해 평가한다는 내용의 조정방안이 담겨있다.
유 사장이 올해 경영평가까지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남기고 떠난다면 취임 당시 불거졌던 낙하산 논란도 완전히 떨쳐낼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은 취임 당시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뒤 대선캠프에서 민생치안확립특별위원장을 지내는 등 정치적 이력에다 레저산업 경력이 전혀 없어 낙하산인사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유 사장의 윤리경영 노력은 취임 이후 그랜드코리아레저의 경영평가 등급을 꾸준하게 올려 왔다.
유 사장은 2018년 6월에 취임한 뒤 2019년 6월에 받아든 2018년도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기관장 경고에 해당하는 등급이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017년도 경영평가에서 기관장 해임건의에 해당하는 E등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등급 상향된 결과다.
D등급을 연속 두 번 받는 공공기관 역시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이 되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19년도 경영평가에서는 C등급으로 다시 한 등급을 높여 받았다.
C등급 이상부터는 임직원에 성과급이 지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