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하락하고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지만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인상 유보를 시사하면서 11일 열리는 국내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한국증시는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아 왔기 때문에 설 연휴 동안 글로벌 증시의 급락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게다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이에 따른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은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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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
그러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10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갑작스런 미국발 훈풍이 세계 증시에 강력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 국제유가와 중국경기 침체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옐런 연준 의장이 직접 금리인상 유보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11일 증시는 악재를 넘어 호재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동안의 부정 일변도에서 밤부터 순식간에 긍정적 전망이 가세하면서 혼전양상으로 돌변했다.
그동안 부정적 요인으로 가장 먼저 국제증시의 상황이 꼽혔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0일 1년4개월 만에 16000 선이 붕괴됐고 미국과 유럽 주요나라의 증시도 설 연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에 돌입했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도 국내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KDB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10일 "장을 낙관적으로 보기에 글로벌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며 "우리 증시의 하락세가 장기화할지 알 수 없지만 단기하락 폭이 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불거진 대북 리스크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이 지난 7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로켓을 쏜 뒤 우리 정부가 10일 개성공단을 전격 폐쇄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폐쇄가 증시에 주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입주기업 가운데 상장사 주식의 일시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에 끼칠 영향력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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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쏟아올린 위성. |
KDB대우증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북 리스크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내성이 강해진 상황"이라며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개성공단 폐쇄가 국내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보다 중국이 20여 년 만에 경제성장률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 전망은 10일 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인상 유보 시사 발언이 전해지면서 급변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연방의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경제성장을 덜 지지하고 있으며 물가 또한 단기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면서 금리인상 유보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옐런은 "국내외 요인이 모두 미국의 경제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중국 위안화 가치의 불확실성, 중국의 저성장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옐런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의 수출이 둔화해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지난해 개인소비지출(PCE) 또한 0.5%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추가로 확인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