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가 국내 전기차배터리용 동박(전지박)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할 가능성이 나온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지박 선두권 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유럽 헝가리에서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기차시장이 확대되는 미국에 진출하면 성장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진 대표가 일본 토요타통상과 미국에 전지박 조인트벤처(JV)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솔루스첨단소재가 미국에 진출하면 국내 전지박기업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깃발을 꽂는 셈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전지박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헝가리에 동박공장을 지었다. 헝가리에는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배터리공장이 있어 신속한 제품 공급이 가능해진다.
진 대표가 이처럼 유럽과 미국시장 진출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전지박 후발주자로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글로벌 전지박시장 점유율은 대만 창춘(CCP)이 12.9%를 차지해 1위이고 그 뒤를 국내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9.7%), SKC(7.4%), 일본의 후라카와(2.8%) 등이 따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0년 11월부터 전지박을 양산했으나 아직까지는 의미있는 점유율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미국시장 진출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상황을 빠르게 전환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서 미국시장이 지니는 의미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기차배터리시장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어 솔루스첨단소재가 미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면 미국시장에서 입지가 공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조사 전문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산업 내 리튬배터리 수요규모는 2020년 13억8800만 달러에서 2025년 27억9800만 달러로 2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 대표는 전지박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동박생산 능력을 2020년 1만2천 톤에서 2025년에는 9만 톤까지 증설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901억 원, 영업이익 303억 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전지박사업부 매출은 1663억 원이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사업부 매출이 공격적 증설전략에 힘입어 2025년 1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보다 8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진 대표는 지난해 국내 주요 업체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며 외형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솔루스첨단소재 유럽법인에 575억 원을 투자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진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스카이레이크가 두산그룹으로부터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할 당시 유한책임사원으로 참여해 3천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일본 토요타통상과 미국 조인트벤처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