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철강회사가 공급하는 철근 가격으로 실제 유통가격은 최근 톤당 100만 원에 근접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철근 유통가격이 공급가격보다 20%가량 높다는 점에서 3분기 철근 공급가격이 더 오르며 유통가격도 함께 오를 것이라는 시선이 늘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3분기가 건설 비수기이지만 철근 가격의 추가 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철근 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최근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호황을 맞아 철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공급에서는 오히려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수입철근 가운데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철근은 5월부터 중국 정부의 철근 수출보조금 폐지로 당분간 국내로 수입되기 어려운 여건이 만들어졌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철강회사가 수출을 하면 부가가치세 성격을 띄고 있는 증치세(13%)를 환급해줬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 건설경기가 살아나자 철근 내수공급을 늘리기 위해 증치세 환급을 중단한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8일 발생한 사망사고로 작업중지 명령을 받은 것이 철근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근의 1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작업중지 명령이 장기화됐을 때 철근 가격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파른 철근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소형건설사는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는 철강회사로부터 철근을 직접 매입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도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건설사는 철강회사가 분기 단위로 고시하는 가격으로 철근을 매입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재고를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며 “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시행사와 협의할 수도 있어 철근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제한적이다”고 바라봤다.
반면 중소형건설사는 유통업체로부터 철근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널뛰는 유통가격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이후 높은 가격에도 철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중소형건설사는 공기연장이나 착공연기 등에 따라 더욱 큰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최근 철근 수급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토지주택공사(LH)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철근을 포함해 시멘트, 목재 등 주요 건설자재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관련 대책이 없으면 지난해 코로나19를 버텨낸 중소형건설사들이 건설경기 호황에 오히려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