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추진하면서 키파운드리에 지분투자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키파운드리를 완전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사업 확대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투자은행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측에 협상 의사를 전달하고 키파운드리도 자문사 선임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 전문 기업으로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가 모체다. 1999년 현대전자와 합병하며 하이닉스반도체가 됐고 이어 2004년 하이닉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해 매그나칩반도체로 이름을 바꿔 해외 투자자에 매각됐다.
키파운드리는 지난해 3월 매그나칩반도체가 파운드리사업부만 별도로 떼어내 국내 사모펀드가 조성한 펀드 '매그너스PEF'에 매각하면서 출범했다.
매그너스PEF는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와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가 공동투자(GP)로 조성한 펀드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이 펀드에 약 2073억 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키파운드리 인수에 일부 참여했다. 나머지 금액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부담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사모펀드 지분 50%+1주와 49.8%를 출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키파운드리 인수건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면서도 "SK하이닉스의 키파운드리 인수가 현실화된다면 당시 투자한 금액의 플러스 알파에 해당하는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 투자사업에 그치지 않고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박 회장이 대체투자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금고의 수익성 악화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자산운용 성과는 지역금고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역금고의 중앙은행으로서 지역금고 자금의 약 30%를 위탁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운용자산은 약 73조 원에 이른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여러 투자건 가운데 SK그룹과 관련한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인다.
SK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이브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상당한 투자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리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시그넷이브이 전환우선주 262만 주 가운데 162만주를 810억 원에 인수하고 21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추가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시그넷이브를 인수한다.
7월 거래가 마무리되면 리오인베스트먼트는 2년4개월 만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 60%를 원금의 4배 넘는 가격에 매각하며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리오인베스트먼트가 2018년 12월 시그넷이브이에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 등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할 때 전체 투자금의 70%에 해당하는 350억 원을 단독으로 출자했다.
기업공개(IPO) 투자에서도 대규모 수익을 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프리미어파트너스가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3천억 원 규모로 상장전 지분투자를 하는 거래에 메인출자자로 참여해 1천억 원을 투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투자 당시 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18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넘었다.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신생·중소형 사모펀드 운용사라도 확실한 전략이 있다면 규모나 트랙레코드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근 몇년 사이 대체투자분야에서 새마을금고의 영향력과 위상이 커지면서 SK와 관련한 거래 등 알짜 거래에 참여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