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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산업 목재값 폭등도 걱정 없다, 박영주 25년 해외 조림사업 덕분

정용석 기자 yongs@businesspost.co.kr 2021-05-18 16: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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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이 25년째 일궈온 해외조림사업을 통해 목재 공급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이건산업은 목재를 중요한 원재료로 쓰고 있는데 글로벌 목재 공급부족 상황에서도 자체 조림지에서 원재료를 직접 조달할 수 있어 2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건산업 목재값 폭등도 걱정 없다, 박영주 25년 해외 조림사업 덕분
▲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18일 이건산업 안팎의 말에 따르면 최근 목재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목재가공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건산업은 자체 해외조림사업을 통해 필요한 목재의 35~40% 가량을 공급받아 원재료 부족의 타격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산업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은 합판, 중밀도섬유판(MDF), 마루 등으로 모두 목재를 원재료로 한다.

수입목재 가격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캐나다 등에 있는 대형 제재소의 목재 생산은 크게 줄었는데 미국의 경제활성화정책에 따라 주택시장이 활황을 띄면서부터 목재 가격이 날로 치솟고 있다. 해상운임까지 크게 올라 목재 공급 또한 어려워졌다.

6일 미국 CNN에 따르면 목재 선물가격은 1천 보드피트(1제곱피트의 넓이에 1인치 두께의 나무판)당 16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5월과 비교해 4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목재 공급처인 러시아의 목재값도 크게 올랐다. 러시아 목재의 국내 판매가격은 3월 1㎥당 54만 원으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56.5% 뛰었다. 

목재업계 관계자는 “국내 목재 관련 산업은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 목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목재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납품가를 맞추지 못해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건산업은 다른 건자재기업과 다르게 직접 조림사업과 벌목사업을 하고 있어 목재 공급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박영주 회장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외 조림산업에 진출했다.

목재 수급상황이나 가격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합판이나 마루 등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직접 나무를 키워 목재를 조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호주 동북쪽에 위치한 솔로몬제도의 조림지는 박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조림사업은 나무가 자라는 시간이 필요해 빠른 기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이건산업이 조림사업을 시작한 1996년 당시 순수 민간기업으로 조림사업을 하는 곳은 이건산업이 유일했다.

이건산업은 1980년 솔로몬제도에 우선 벌목산업으로 진츨했다.

박 회장은 현지에서 벌목사업을 하고 난 자리에 천연목 조림을 하고 학교, 병원시설 무상건립 등 사회공헌 활동을 더해 솔로몬 정부의 신뢰를 얻었다. 

이런 노력으로 1996년에는 솔로몬제도 뉴조지아섬에 여의도 90배 면적에 달하는 2억7천만㎡의 조림지를 조성하고 조림지에서 70여 년 동안 유칼립투스를 벨 수 있는 벌채권을 얻었다.

솔로몬제도 조림사업 외에도 칠레 법인을 통해서도 목재 공급부족 리스크를 극복하고 있다. 

칠레 법인은 합판을 생산해 판매하는 법인으로 이건산업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큰 매출을 내고 있다. 칠레는 안데스 산맥 등 목재자원이 풍부해 칠레법인은 원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칠레 법인의 실적도 좋아졌다. 2021년 1분기 칠레 법인의 영업이익은 5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50억 원을 넘어섰고 1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의 2배에 이르는 48억 원을 달성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칠레 법인의 매출비중은 칠레 40%, 유럽 30%, 미국 15~20% 수준”이라며 “미국 목재 수요의 폭증과 칠레시장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목재가공기업들이 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이건산업의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산업 관계자는 "합판은 판매가격을 올렸지만 마루 등은 B2B(기업 사이 거래) 거래량이 많아 바로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조정할 것"이라며 "판매가격의 조정이 이뤄진다면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은 1972년 이건산업을 설립한 창업주다. 

1941년 1월29일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 회장은 1965년 광명목재에 입사하면서 목재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광명목재에서 근무할 당시 합판제조공장에서 일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건산업을 설립한 뒤 1970년대 중반 세계 원목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이른바 '원목파동'을 겪으며 원자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외 조림사업에 진출했다.

박 회장은 1980년대 초 컨테이너 바닥용 특수합판 개발에 성공해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기술 개발에도 힘써왔다. 1988년에는 이건창호를 설립해 시스템창호(특수기능이 적용된 창문)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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