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토스뱅크 영업개시를 늦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본인가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중금리대출시장의 경쟁이 심화돼 고객 확보에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7월 안에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2019년부터 토스뱅크 출범을 위해 달려와 마지막 단계인 본인가 허가만 남겨두고 있는데 토스뱅크 안팎의 상황에 본인가 허가가 미뤄지고 있다.
앞서 토스뱅크는 올해 2월 금융감독원에 본인가를 신청했는데 3월 안에 본인가 허가를 받고 7월에는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하지만 금감원이 토스뱅크 본인가를 위한 실지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보완을 요청하며 4월에 이미 한 차례 허가가 미뤄졌다.
당시 늦어도 5월12일까지는 금융당국이 토스뱅크에 본인가 허가를 내줄 것으로 점쳐졌다.
실지조사 과정에서 보완을 거치는 것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본인가 과정에서도 통상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가 12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토스뱅크 본인가 의결과 관련한 안건을 올리지 않으며 26일 정례회의까지 본인가 허가가 다시 미뤄졌다.
이번에는 금감원의 인사시기가 겹치며 정례회의 전까지 실지조사 결과를 금융위에 넘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본인가를 받은 뒤 출범까지 3~4개월이 소요된 만큼 토스뱅크가 5월 말에 본인가를 받아도 7월에 영업을 개시하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토스뱅크가 본인가 자체를 받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시기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지는 것은 토스뱅크에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어 보인다.
이 대표는 2019년부터 중금리대출 시장에 특화된 '챌린저뱅크'를 목표로 토스뱅크 설립을 추진해왔는데 당시보다 중금리대출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기 위해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는 17일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중금리대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금리상한 요건을 낮추기로 했다. 이에 상호금융과 여신전문금융업권도 2022년부터 중금리대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도 올해부터 중금리 대출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월 중금리대출 한도를 5천만 원에서 7천만 원으로 상향했고 5월에는 금리를 최대 1.20%포인트 낮췄다. 하반기에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케이뱅크는 올해 안에 정책 중금리대출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고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 고객비중을 전체의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들도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앞세워 중금리대출시장을 노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중금리대출시장에 경쟁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본인가를 받고 영업을 개시해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야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 영업 시작을 서두르며 중금리대출시장 경쟁에 대응해 토스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토스 플랫폼에서 모든 금융서비스 제공하겠다는 '금융 슈퍼앱' 전략을 세웠는데 토스뱅크도 토스 플랫폼에서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는 가입자 수 1800만 명을 넘어서는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 비중이 60% 수준인 1천만 명에 이른다.
올해 2월 출범한 토스증권도 모바일주식거래서비스를 토스앱에 구현했는데 출범 두 달만인 4월에 신규 가입계좌 수 210만 좌를 달성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20~3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있는 만큼 토스뱅크도 토스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토스뱅크도 토스 앱에서 연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토스와 계열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대출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