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풍부한 병원 시공실적을 기반으로 해외수주를 바라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홍콩 정부가 14조 원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면서 기존 병원 재건축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수주에 도전한다.
16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홍콩의 인프라투자 확대정책에 따라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주한 홍콩 유나이티드크리스천병원 공사에 이은 추가 수주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최근 홍콩이 건설 프로젝트에 연간 14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홍콩 내 파이프라인이 있는 건설사들이 추가 수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홍콩 건설시장에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대표적 국내 건설기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1986년 '타이워 주택공사-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홍콩에 진출해 '신주룽 주거단지 개발공사', '호쿤 재개발 2단계 공사' 등 모두 19건의 공사를 수행하며 홍콩에서만 24억8천만 달러(약 2조8천억 원)에 이르는 공사를 완공했다.
2004년 홍콩 컨테이너터미널 공사 이후 추가 수주가 없다가 지난해 7월 1조4000억원 규모의 홍콩 유나이티드크리스천병원 공사를 수주하며 재진출 신호탄을 쐈다.
홍콩 유나이티드크리스천병원 공사는 현대건설과 홍콩 건설사 빌드킹과 공동수주했다. 현대건설 지분은 30%로 약 3억5천만 달러(약 4200억 원)에 이른다.
홍콩 정부가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주로 투자할 대상으로 공공 주택단지, 토지 매립, 병원 재건축 등을 들면서 현대건설이 추가로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건설은 해외 건설시장의 병원 재건축분야에서 오랫동안 입지를 다져놨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쥬베일병원 및 리야드 킹파드 메디컬시티, 싱가포르 쿠텍푸아트병원 및 창이병원 등 약 50개의 병원 시공실적을 쌓아 국내에서 해외 병원 건설실적으로는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홍콩 유나이티드크리스천병원 건설 입찰에서는 발주처가 요구하는 기본 설계개념을 유지하면서 미래첨단 병원에 부합하는 설계와 공법을 제시해 기술평가에서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1971년 용산 미군 제121후송병원을 세우는 등 병원 건설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가톨릭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종합병원 건설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1분기에는 병원 건설공사 시공실적이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해외에서 기존 플랜트 외에 발전소와 병원 등의 수주에도 집중하는 추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카타르에서 약 982억 원 규모의 전문요양병원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기존에 현대건설이 준공한 바 있는 하마드 메디컬시티 2단계 인근 1개 동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앞으로 카타르에서 발주하는 새 병원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병원 건설실적을 쌓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병원 건설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 병원 건설공사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