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김 대표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고객데이터를 확보하고 데이터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데이터 교류를 진행할 제휴기업을 찾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 추진 계획은 없으나 다른 산업분야의 고객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업무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과 빅데이터사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업 등 카드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데이터사업의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데이터사업은 축적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더욱 정밀한 분석을 통해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의 양과 종류가 곧 사업 경쟁력의 핵심인 셈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특히 소비결제를 주사업으로 하는 카드사의 특성상 고객과 가장 밀접한 유통업종의 기업이 효과적 협업대상으로 고려된다.
카드사가 보유한 고객의 자산과 소득 등 신상정보와 유통업종 기업이 보유한 소비자의 구매품목정보 등을 결합하면 소비자의 소비성향과 생활방식 등을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가 탄생해 더욱 정교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진다.
유통업종과 결합된 데이터는 기업의 마케팅·홍보 전략 수립과 소비자 분석, 상품 개발 및 출시, 미래시장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잠재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카드는 4월23일 이마트24와 ‘유통·카드 빅데이터 활용 위한 비즈니스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와 분석자료 교류, 데이터 기반 공동 리서치 진행, 데이터 기반 차별화 마케팅 연계 등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다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유통업종의 기업과 제휴가 활발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편의점업계 1위 기업 GS리테일과 데이터 교류를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1만5천 개에 이르는 GS리테일의 오프라인 매장 고객의 구매품목 데이터와 신한카드의 결제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수익전략을 창출하고 데이터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홈플러스와 협약을 맺고 두 회사의 데이터를 결합한 신사업모델을 공동발굴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2월 개별기업과 제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복수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데이터사업 동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 데이터를 수집·결합·분석·유통하는 ‘민간 데이터댐’을 구축해 미래 데이터경제의 중심에 서겠다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출시를 통해 데이터사업 역량을 높이고 있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는 특정 기업과 제휴를 통해 그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말한다. 카드사는 제휴기업의 충성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수익을 늘리는 것은 물론 제휴기업이 보유한 고객의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출시에 가장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월 말 기준으로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를 내놓은 제휴기업은 12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유통업종은 이마트와 이베이코리아, 코스트코, 쓱닷컴,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무신사 등 7곳으로 절반을 넘는다.
롯데카드도 지난해 9월 롯데그룹과 협업을 통해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롤라카드’를 내놨다.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 면세점,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가 보유한 고객의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할 길이 열린 것이다.
삼성카드는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출시에도 소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월 안에 카카오페이와 협업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출시가 예고돼 있으나 추가로 내놓을 계획은 아직 없다.
김 대표는 그동안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기반으로 제휴사와 중소 가맹점, 고객 등과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초에도 경영전략으로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활용역량 심화와 오픈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사업생태계 확장 등을 제시하며 데이터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사업 허가 신청을 했으나 대주주인 삼성생명 제재에 묶여 반 년 가까이 금융당국의 심사가 보류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