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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동부발전과 동양파워 놓고 저울질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6-03 14: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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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동부당진발전보다 동양파워를 더 탐내고 있다.

  권오준, 동부발전과 동양파워 놓고 저울질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동양파워 본입찰에 참여한 포스코에너지가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동양파워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제시한 인수가가 3500억 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실시된 동양파워 본입찰에 포스코에너지와 함께 산탐-대림산업 컨소시엄, SK가스-대우건설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참여했다.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두산중공업 등 네 곳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양그룹은 매물로 내놓은 동양파워의 가치를 1조 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는 동양파워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물 가치는 2500억~3000억 원대로 예상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동양파워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현재 동양파워와 동부당진발전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동부제철 패키지 매물에 대한 실사를 마친 후 실사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이 제시한 1조5천억 원대의 패키지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낀 포스코가 동양파워 인수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매물로 내놓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통해 1조2천억 원, 동부당진발전을 통해 3천억 원을 각각 확보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스코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가치를 6500억 원, 동부당진발전의 가치를 2500억 원, 모두 9천억 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가 애초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협상에 나선 것은 동부당진발전 때문이었다. 동부당진발전은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어 화력발전사업을 추진중인 포스코에너지와 시너지가 기대됐다. 더욱이 정부가 7차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 석탄화력발전사업 진입을 제한하면서 이미 사업권을 획득한 동부당진발전의 미래가치는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석탄화력발전 사업권을 획득한 동양파워가 매물로 나오면서 포스코는 패키지로 묶인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넘겨받으면서까지 동부당진발전을 인수해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또 동양파워의 시설용량은 2천 메가와트로 동부당진발전의 2배에 이르는 점도 매력적이다. 시설용량과 인수가격을 놓고 보면 동양파워를 인수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인 것이다.

권오준 회장 입장에서 동양파워 인수를 통해 회장 취임 이후 강조해 온 포스코의 방향성을 지켜나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권 회장은 내정자 시절부터 줄곧 재무건정성 강화를 위해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무리한 사업확장을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나 포스코가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를 고려하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권 회장의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동부제철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은 포스코에 동부당진발전 우선매수협상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산업은행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함에 따라 포스코는 인천공장 지분의 20~30%만을 인수하면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포스코의 재무부담이 대폭 줄었다 할지라도 인천공장은 포스코에게 여전히 '계륵'같은 매물이다. 인천공장은 시설이 노후화해 향후 설비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인천공장의 주력 생산품인 칼라강판을 포스코강판이 이미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동부당진발전 대신 동양파워를 인수하는 편이 실리적 측면에서 낫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기술 유출 등의 명분을 내세워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수를 압박하고 있다. 또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의 조속한 구조조정 이행을 위해 이달 안에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를 마무리 짓겠다고 못박아 두었다.

동양파워 매각주관사인 삼정KPNG는 본입찰에 참여한 세 기업에 동양파워 재무상황 등을 공개하고 최종 인수가격 입찰을 거쳐 오는 1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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