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부문 인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심 대표는 올해 말 계약이 만료되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켜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기존 20명 수준인 투자풀사업본부 규모를 키우면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담 주간운용사 가운데 최대 인력인 32명의 전담인력을 배치한 것과 관련해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연기금투자풀 전담조직 인력을 늘리고 있다”며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인력 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투자풀 운영조직 및 전문인력 등과 관련된 부분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기술능력 평가항목에도 포함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계약은 올해 말 만료된다. 이전 사례들을 볼 때 이르면 9월에 주간운용사 선정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 대표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오랫동안 지켜온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자 자리를 잃으면 입지 및 명성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의 전통적 강자로 꼽힌다. 연기금투자풀과 산재보험기금 등 3월 말 기준으로 42조 원 수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제도가 도입된 2001년부터 약 20년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켜왔다.
2017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재선정 당시에는 구성훈 전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참석해 발표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밀어내고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꿰차면서 삼성자산운용도 긴장감이 커지게 됐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가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연기금투자풀 내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연기금투자풀의 전체 운용규모는 3월 말 기준으로 31조2천억 원 정도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은 약 22조4천억 원을 운용하면서 또 다른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약 8조7천억 원)보다 우위를 보여왔다.
기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을 맡았던 약 2조 원의 연기금투자풀 자금이 올해 들어 삼성자산운용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로운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연기금투자풀 안에서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다.
심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첫 해인 2020년에 순이익 707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순항하고 있다.
또 민간 연기금투자풀, 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의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적극 나서면서 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화여자대학교 기금 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립대학교 기금 위탁운용을 맡은 최초 사례였다.
2019년 대학교 기금의 첫 외부위탁 사례였던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위탁운용업무를 따낸 데 이어 이화여자대학교 기금 위탁운용까지 맡게 되면서 민간부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은 10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외부위탁운용을 맡은 운용사의 수수료수익은 크지 않지만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업계의 경쟁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