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삼성차는 순환 휴직자의 조기복직을 통해 공장 가동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10일부터 290여 명의 순환 휴직자들이 출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노조의 전면파업에 강경책을 펴면서도 생산 물량을 확보해 임단협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인 셈이다.
르노삼성차는 4일 오전 7시부터 부분 직장폐쇄를 실시하고 근무 희망자를 받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4일 79%가량의 노동자들이 조업을 희망해 공장을 가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인원이 빠진 만큼 공장에서 인력을 재배치해 공장 가동이 정상가동 때보다 밑돌고 있다.
앞서 4월 노조가 8시간 파업을 진행했을 때도 하루 평균 생산량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공장 가동 정상화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 유럽 수출물량을 납기일에 맞춰 선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돼야만 한다.
특히 유럽에서는 국내에서 출시하지 않은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해 전부 새로 생산해야 한다.
시뇨라 사장은 4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XM3의 유럽 성공을 위해서 초도물량 납기와 볼륨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가 유럽고객으로부터 최종적 선택을 받기 위해서 반드시 초도물량을 일정대로 딜러에게 인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부분직장폐쇄를 통해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물량을 확보한다면 노조와 강대강 대치전략을 이어갈 수 있지만 생산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나타나면 이번 임단협에서는 노조에 협상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시뇨라 사장은 본사의 수익성 강화정책에 발을 맞추고 있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협상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다.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4일 르노삼성차 공장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
현재 르노삼성차 노사는 2020년 임단협에서 기본급과 격려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2020년 임단협에서 2020년과 2021년의 통합교섭과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 원 지급, 순환휴직자 290여 명 복직, 6월부터 2교대 전환 등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했다.
현재 노조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사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뇨라 사장은 2018년 단체교섭과 2019년 단체교섭에서 노조의 파업에 맞서 모두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두면서 임금동결을 이끌어 냈다.
당시에는 노조가 먼저 파업을 철회하면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까지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4년째 임금이 제자리에서 맴돌게 된다는 점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2015년 완성차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호봉제를 폐지했기 때문에 기본급을 동결하면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은 감소된다”며 “업계 최고 노동강도에도 불구하고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으로 회사가 전향적 제시안을 내놓기 전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처음 파업과 비교해 파업 참여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