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여러 개로 나뉜 은행앱을 통합해 올원뱅크를 농협금융 대표앱으로 내세운다.
또 사내분사인 NH농협카드를 중심으로 간편결제서비스를 고도화한 범농협 통합 페이먼트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 본격 시행과 맞물려 농협금융 통합플랫폼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5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5월부터 현재 운영하고 있는 13개 앱을 올원뱅크와 스마트뱅킹으로 한 데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사업부별로 각기 다른 앱을 운영하고 있는데 뱅킹 서비스인 두 앱에 통합해 고객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한다.
디지털금융부문과 올원뱅크센터에서 관리하는 앱은 스마트뱅킹, 올원뱅크, NH스마트고지서, NH앱캐시, NH스마트인증, NH스마트알림, NH기업스마트뱅킹, NH소상공인파트너 등 8개다.
제로페이서비스를 위한 'NH모바일G',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방지하는 'NH피싱제로' 등의 앱은 공공금융부와 소비자보호부에서 전담한다.
NH농협카드, 올원페이, NH멤버스 등의 앱은 NH농협은행 사내분사인 NH농협카드의 카드기획부와 NH멤버스사업부가 담당하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기업고객을 위한 앱인 NH기업은행뱅킹과 NH소상공인파트너는 올원뱅크나 스마트뱅크에 통합시키지 않고 별도로 기업고객 전용 대표앱을 마련해 운영한다.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을 분리해 고객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보다 앞서 신한은행이 6개 앱을 합친 '쏠' 내놓고 통합플랫폼을 추진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금융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20여 개의 앱을 따로 유지하고 있다.
권 은행장은 올원뱅크를 단순히 은행 통합앱이 아닌 농협금융의 통합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원뱅크에서 증권이나 캐피탈, 보험계열사 등 다른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올원뱅크를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관문으로 만들어 고객이 손쉽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내 손안의 금융비서'를 구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권 은행장은 취임사에서 "올해는 디지털 종합금융 플랫폼기업으로 도약하는 해"라며 "디지털금융 혁신은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로 고객 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올원뱅크는 마이데이터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통합앱 개발이 마무리되는 8월경 마이데이터사업도 본격 시행된다.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받은 사업자들은 8월4일부터 표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았다.
NH농협카드를 중심으로 범농혐 통합 페이먼트서비스도 8월 출시된다. 기존 NH농협카드의 간편결제앱인 올원페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모든 계열사와 연동하는 그룹 통합 대표 간편결제 플랫폼을 마련한다.
통합 페이먼트서비스와 통합앱이 도입되면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와 연동해 혁신적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 통합플랫폼의 구체적 윤곽이 나타나는 셈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통합앱 개발이 마무리되고 통합 페이먼트서비스가 나온다면 농협금융 통합플랫폼 구축의 밑그림이 그려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