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성능을 높인 갤럭시A 시리즈의 라인업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 사장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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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전자 갤럭시S7의 흥행에 갤럭시A도 변수가 될 것"이라며 "사양이 높아진 갤럭시A 시리즈가 갤럭시S 시리즈의 수요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에 이전작보다 성능을 높인 갤럭시 A5와 A7 신제품을 출시했다. 중국에서 6인치 대화면 모델인 A9도 출시해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저가형의 갤럭시 A3과 고사양 A8의 새 모델도 출시한다.
고동진 사장이 갤럭시A 시리즈의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력상품을 앞세워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A3을 제외한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에는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 등 고가 스마트폰에만 적용됐던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탑재됐다.
고 사장은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중국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 제품의 성능을 높이고 삼성페이를 앞세워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중국에서 삼성페이 출시를 계기로 점유율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현지업체와 애플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뒤쳐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중저가 제품에서 삼성페이와 전용 UI(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등 갤럭시 시리즈만의 차별화 경쟁력을 앞세우겠다"며 "중국업체의 공세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동진 사장의 이같은 중저가 라인업 강화 전략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잠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성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A 사양이 높아진 것은 경쟁력 확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고가 라인업의 수요를 잠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에 초고사양 카메라와 1.6GHz급 AP(모바일프로세서) 등 고성능 부품이 탑재돼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성능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새 모델에 일체형 금속외관을 적용하고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등 디자인도 대폭 개선했다. 갤럭시S 시리즈와 차별화 요소가 점점 적어지고 있는 셈이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 판매량이 이전작인 갤럭시S6 시리즈와 유사한 4천만 대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장기적 부진에 시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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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 새 모델. |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갤럭시S7 시리즈의 흥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갤럭시A 신제품의 흥행이 갤럭시S7의 수요를 잠식할 경우 삼성전자는 수익에 또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고 사장이 갤럭시S7에서 갤럭시A시리즈와 차별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만의 확실한 장점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권성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이 이전작과 별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굳이 고가제품을 살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이동통신박람회 'MWC2016'에서 갤럭시S7을 최초로 공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