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04-29 15: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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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베트남 결제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 다각화에 시동을 건다.
BC카드는 최근 카드결제 프로세싱사업에 기대는 단순한 수익구조가 약점으로 떠오르며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결제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
29일 BC카드에 따르면 최 사장은 BC카드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진출에 나서며 베트남시장을 점찍고 있다.
BC카드는 이날 '와이어카드베트남'에 71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0%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와이어카드베트남 인수와 관련해 “베트남 현지사업의 직접 진출 및 안정적 사업 확보를 위해 와이어카드 베트남의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며 “해외시장 진출 등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올해 소매시장 규모가 8.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속도가 빨라 결제시장도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베트남 결제시장은 금융당국 허가가 쉽지 않아 외국계 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일본 최대 통신그룹 NTT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의 진출도 번번히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최 사장은 우회적으로 베트남시장에 진출하기보다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을 인수해 직접적으로 베트남 결제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와이어카드 베트남은 지난해 회계부정이 드러나 파산한 글로벌 핀테크기업 와이어카드의 베트남 현지법인이다.
결제단말기를 주력사업으로 두고 있으며 이미 베트남 주요 은행 및 전자결제사업자 40여 곳에 결제단말기를 공급하는 등 베트남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는 와이어카드 베트남을 인수해 베트남 내 영업기반을 확보한 뒤 결제단말기 유통을 넘어 카드결제 프로세싱사업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BC카드는 2015년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진출했을 때도 신용카드 매입업무는 물론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 및 가맹점 확대, 단말기 공급, 마케팅 플랫폼 제공 등 카드결제 프로세싱사업을 추진했다.
BC카드는 지난해 국내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결제수수료 하락에 대응해 할부금융, 대출 등 금융상품을 확대했지만 BC카드는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지녀 결제수수료 하락에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다만 BC카드가 베트남 결제시장에 진출하면 약점으로 꼽히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사업이 강점이 될 공산이 크다.
결제시장은 현금에서 신용카드, 모바일결제 등으로 결제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국내 결제시장은 1인당 신용카드 발급 수가 5장에 이를 정도로 포화상태이고 모바일결제시장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베트남은 현금결제 비율이 80%를 넘어설 만큼 현금 선호도가 강해 아직 신용카드, 모바일결제 등 결제 인프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베트남 모바일결제시장 규모는 2019년 2500억 달러에서 2027년 2조7320억 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사장이 베트남 결제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이에 더해 BC카드는 가맹점매출관리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사업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결제시장과 관련된 데이터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BC카드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와이어카드베트남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투자금액은 71억1963만 원이며 투자일은 7월28일로 예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