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한라에 내실을 키우도록 주문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주회사 한라홀딩스를 통해 한라 지분을 늘리고 있는데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정상화에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 정몽원, 한라 주식 매입으로 주가부양 의지
한라 주가는 29일 전일보다 5.54% 오른 4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라 주가는 3일 연속 상승해 약 3주 만에 4천 원 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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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
한라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의 주가부양 의지가 한라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홀딩스는 28일 한라 주식 36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밝혔다. 매수가격은 주당 3818원으로 모두 1374만4800원 규모다.
한라홀딩스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최근 한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한라홀딩스가 사들인 한라 주식은 31만4946주로 총 13억 원 규모다.
정몽원 회장도 한라 주식 매입에 동참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라 주식 10만2548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까지 정 회장과 한라홀딩스가 사들인 한라 주식은 모두 72만1953주로 보통주 지분 2.13%에 해당한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과 홀딩스의 지분매입은 책임경영과 주가부양 차원”이라며 “한라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한라,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작업 지속
한라는 지난해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한라 부채규모는 2014년 말 1조6369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3분기 말 2조526억 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366%에서 536%로 크게 올랐다.
그러자 한라는 지난해 말 한라홀딩스에 IT 운영조직을 넘기고 천진사업을 청산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밝혔다. 한라는 9본부3실33개부를 5본부1센터25개 팀으로 간소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라는 이런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과 한라홀딩스의 지분확대도 이런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29일 “올해 한라의 재무구조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한라 순차입금 규모는 2015년 5천억 원대 중반에서 2016년말 3천억 원대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라 내실경영, 박철홍 신임 사장이 지휘
정 회장은 한라 임직원들에게 내실경영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정 회장은 15일 한라 2016년 사업계획 워크숍에서 “현재 위기는 외부 경영환경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내부적으로 잘못된 확장과 관리부실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선진경영관리체계를 도입해 신개념 건설회사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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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홍 한라 사장. |
정 회장은 4일 진행된 2016년 그룹 신년 워크숍에서 “한라 등 건설부문은 작지만 알찬기업이 될 것”을 자신했다.
박철홍 한라 사장도 선택과 집중, 일하는 시스템 구축, 자원확보, 신뢰경영을 올해 4대 중점사항으로 꼽았다.
박 사장은 워크숍에서 “작지만 알찬기업의 경영기조 아래 4대 중점사항을 잘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11월 한라 사장으로 취임했다. 박 사장은 1993년 한라에 입사해 현장지원본부장, 기획실장, 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4년 계열사인 케이에코로직스 대표로 이동했다가 1년만에 한라로 돌아왔다.
현재 정 회장과 함께 한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병수 사장의 임기는 3월 종료된다. 박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여부와 최 사장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