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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대기업집단 재진입 눈앞, 김남호 금융과 IT로 옛 영광 되찾기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1-04-28 14: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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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이 조만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세경영을 본격화한 김남호 회장의 동일인(총수) 지정도 주목된다.

김 회장은 금융과 IT계열사를 중심으로 옛 동부그룹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DB그룹 대기업집단 재진입 눈앞,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690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남호</a> 금융과 IT로 옛 영광 되찾기
김남호 DB그룹 회장.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0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한다. 

DB그룹이 이번에 상호출자제한집단에 들어간다면 6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다시 오르는 것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공정자산 총액이 10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은 5조 원 이상이 각각 지정요건이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지정한다. 통상적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대기업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준대기업으로 본다.

DB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된다면 기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적용되던 공정거래법 조항 이외에 상호출자금지, 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적으로 적용된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34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일각에서는 기업 발전을 가로막는 구시대적 제도라며 전면폐지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DB그룹 처지에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재지정된다면 옛 위상을 어느 정도 되찾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업이 주력이 된 만큼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생겨날 수 있다. 

DB그룹 2020년 계열사 공시가 모두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상장회사(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DB하이텍, DB) 공정자산으로만 9조800억 원을 넘겼다. 나머지 비상장계열사를 모두 합치면 10조 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DB그룹은 2013년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전 한때 재계 10위권까지 올랐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40위권 수준으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2015년 공정자산이 10조 원 밑으로 내려갔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DB그룹은 구조조정이 일단락 된 2015년부터 흑자전환해 순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DB그룹은 김남호 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2020년 7월 회장에 오른 뒤 금융계열사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IT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전 동부그룹이 제조사 중심의 그룹이었다면 앞으로는 금융과 IT를 통해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각 계열사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회사의 역량과 미래 트렌드를 반영한 신사업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룹의 주력인 금융회사 사이, 금융과 IT 사이, IT와 반도체 사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DB그룹의 IT계열사 DB하이텍은 최근 파운드리시장이 커지면서 다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DB하이텍은 2020년 매출 9359억 원과 영업이익 2393억 원을 거두고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올렸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금융계열사 외에 DB하이텍과 DB그룹 안 IT부문을 콕 집어 칭찬하기도 했다.

2020년 김 회장체제에서 DB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그룹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옛 위상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이 DB그룹 재건을 위한 행보에 전면으로 나선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동일인에 지정될지도 주목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대기업집단 지정과 함께 기업의 동일인 변경 여부도 같이 결정하게 된다.

현재 DB그룹의 동일인은 김준기 전 회장인데 올해부터 김남호 회장으로 동일인이 변경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는 등 지난 1년간 그룹 총수로서 행보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21년 3월 DB아이앤씨의 의사회 의장 자리에도 올랐다. 

DB아이앤씨는 DB하이텍 지분 12.42%을 들고 있으며 DB하이텍은 DB메탈의 지분 27.38%를 보유하고 있어 DB그룹의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분류된다.

지분 승계작업도 마쳤다. 김 회장은 DB아이앤씨 지분 16.83%, DB손해보험 지분 9.01%를 각각 보유한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그룹의 대표적 금융회사로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회장을 동일인으로 변경하는 작업까지 마치게 된다면 대내외적으로 2세 시대를 공식화한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분이나 직함뿐 아니라 실질적 지배력을 중점적으로 따져 동일인 변경을 결정하는 만큼 현재 김준기 전 회장을 동일인으로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3월 김준기 전 회장은 '조언자 역할'을 자처하며 DB아이앤씨 미등기임원에 선임되며 약 3년 만에 회사로 돌아왔는데 경영복귀에 향해 부정적 시각도 있다.

앞서 GS그룹과 효성그룹, 대림그룹 등도 공식적으로 회장 직함을 물려줬지만 실질적 지배력이 바뀌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동일인이 바뀌지 않은 사례가 있다.

김 회장은 외국계 경영자문회사 AT커니에서 컨설턴트로 재직하다가 2009년 1월부터 동부제철 차장으로 근무하며 일찌감치 후계수업을 시작했다. 당시 동부제철뿐 아니라 다른 주요 계열사를 돌며 그룹의 전반적 업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부터는 동부금융연구소(현 DB금융연구소)에서 상무와 부사장을 거치며 DB그룹 금융부문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2020년 7월 DB그룹 회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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